[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 법무부가 애플의 도움 없이 샌버너디노 테러범이 사용하던 아이폰 보안을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
28일(현지시간) CNBC는 이와 같이 밝히고 법무부가 앞서 캘리포니아 소재 연방지방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냈던 아이폰 잠금 해제 요구를 이날 중 취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법무부 산하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에서 14명을 살해한 이슬람 테러범 부부 가운데 남편 사예드 파룩의 아이폰 데이터를 파악해 공범 존재 여부와 극단주의 세력과의 연계성을 조사하려고 했지만 아이폰의 잠금 해제를 풀지 못해 수사의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폰의 잠금 해제를 위해서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잘못된 비밀번호를 10회 입력하면 아이폰 내 모든 데이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무부는 애플에 아이폰 잠금을 해제할 것을 요구했지만 애플은 고객들의 정보를 지켜야 한다며 이를 거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도 "우리는 고객 정보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면서 아이폰 잠금을 해제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에 대해 "마케팅 효과를 노린 행동"이라며 "중국 정부의 고객 정보 접근은 도우면서 미 정부에는 협조하지 않는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개인 정보와 안보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하냐를 놓고 팽팽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법무부는 결국 법원에 아이폰 잠금 해제를 요구했었지만, 지난 21일(현지시간) 애플의 도움 없이도 보안을 해제할 방법을 시험해보겠다며 공판 연기를 신청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휴대전화 데이터 처리 전문 업체 셀레브라이트가 아이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며 법무부에 제안해 왔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따라서 이번에 아이폰 잠금을 해제한 것 역시 셀레브라이트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정확한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또한 이번 잠금 해제가 모든 휴대폰에 적용되는 방식인지 애플에만 해당되는 것인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CNBC는 "누가 어떻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애플의 아이폰의 잠금이 해제됐다는 것은 협상은 없다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던 애플에게는 큰 악재"라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