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포항스틸러스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했다. 한때 아시아를 호령했던 구단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최근 포항은 끝모를 추락을 겪고 있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지난 1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6 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5차전 광저우 헝다(중국)와 홈경기에서 0-2로 졌다. 조별리그 1승1무3패(승점4)가 된 포항은 같은 조 2위인 우라와 레즈(일본)가 오는 20일 시드니FC(호주)와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탈락이 확정된다. 이날 포항은 광저우와 객관적인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실상 경기를 완벽히 내줬다. 전반 32분 광저우의 외국인 공격수 히카르도 굴라트(브라질)에게 골을 내준 뒤 후반 1분에도 중국 국가대표 공격수 가오린에게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허용했다.
이러한 포항의 부진은 최근 천문학적인 액수를 쏟는 중국 클럽의 행보와 달리 허리띠를 바싹 졸라맨 결과다. 2009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까지 차지했던 포항은 2012년만 해도 FA컵 우승과 2013년 '더블 우승(K리그 클래식·FA컵)'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1990년 국내 최초의 축구전용경기장을 건설한 모기업 포스코의 지원과 2010년대 들어 포항을 이끈 황선홍 감독의 지도력 덕분에 가능했던 결과다.
하지만 포항은 최근 몇 년 간 주축 선수들의 이탈을 손 놓고 지켜봤다. 급기야 지난 시즌을 끝으로 황선홍 감독을 떠나 보냈고 '에이스' 김승대(연변FC)마저 중국 무대에 내줬다. 한 축구 관계자는 "포항이 K리그에서 지니는 상징성을 생각했을 때 올해 리그에서의 경기력과 이번 챔피언스리그 부진 모두 뼈아프다"고 아쉬워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포항스틸러스 선수단.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