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 20달러 지폐의 새로운 모델로 여성 인권 및 노예 해방 운동가였던 해리엇 터브먼이 선정됐다.
20일(현지시간) CNN머니는 미국 재무부가 새로운 20달러 지폐 모델을 앤드류 잭슨 전 대통령에서 터브먼으로 교체하기로 공식 결정했다고 밝혔다.
흑인 또는 여성이 미국 지폐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913년 91세의 나이로 사망한 터브먼은 노예 해방과 여성 참정권을 위해 앞장섰던 인권운동가다. 노예로 태어났던 터브먼은 고향이었던 남부지역을 탈출한 후 '지하 철도'라는 반노예 운동가 네트워크를 만들어 다른 노예들이 북부 지역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잭 루 미 재무장관은 "그가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했던 일은 민주주의에서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이야기 중 하나이며 유산이다"라고 말했다.
여성 인권 및 노예 해방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 사진/로이터
한편 새로운 지폐 인물 선정을 둘러싼 논란은 무려 10개월 전부터 지속돼왔다.
처음 재무부는 10달러 지폐의 인물을 여성으로 바꿀 계획이었다. 현재 10달러 지폐에는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이 모델로 찍혀있다.
그러나 금융계 인사들은 해밀턴의 사진을 교체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해밀턴이 미국 금융시스템의 초석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그의 사진을 교체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해밀턴의 사진을 교체하지 않고 잭슨 대통령의 사진을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인디언들을 탄압하고 노예제도를 지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잭슨 대통령의 사진이 대신 교체돼 이제 그의 사진은 20달러의 뒷면으로 밀려나게 됐다.
또한 재무부는 10달러 앞면에는 해밀턴을 유지하고 뒷면에는 여성참정권 운동가들의 모습을 추가하기로 했다. 또한 5달러 지폐 뒷면에도 마틴 루서 킹 목사 등 인권운동가들의 사진을 추가로 넣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재무부는 미국에서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인 2020년까지 지폐의 최종 도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새로운 지폐의 유통은 2030년 전에 시작될 전망이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