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포함된 역외기업을 대거 공개했다.
9일(현지시간) BBC뉴스에 따르면 이날 ICIJ는 오후 6시 홈페이지(https://offshoreleaks.icij.org/)를 통해 파나마 페이퍼스에 포함된 역외기업 21만4000여곳의 명단과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했다.
누구나 이 사이트에 접속해 국가별 역외 기업들을 검색해 볼 수 있다.
마리나 워커 게바라 ICIJ 부대표는 "누가 역외기업을 소유했는지 대중들이 그 정보를 알아야 한다"라며 "이 자료들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은행계좌와 개인들의 이메일과 전화번호 등의 개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게바라 부대표는 "무작위한 공격을 막기 위해 개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홍콩 등 21개의 조세회피처에 설립된 국가별 역외기업과 신탁회사, 펀드 등의 자료를 찾을 수 있다.
이날 공개된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버진아일랜드를 소재지로 한 가운데, 파나마와 바하마, 세이셸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데이터베이스에는 한국 역외기업도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사이트에 접속해 한국 관련 역외기업을 검색하면 'P.F. MARINE CO. S.A', 'K C LEASING CORPORATION', 'NEW OCEAN DX INTERNATIONAL S.A.' 등 총 8곳의 역외기업이 검색된다.
또한 이번 데이터베이스에는 파나마의 로펌 '모색 폰세카'에 대한 자료도 업데이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모색 폰세카는 기밀 정보를 훔친 것이라며 자료 공개를 중지할 것을 요청했지만 ICIJ는 공개를 강행했다.
한편 파나마페이퍼스는 ICIJ가 모색 폰세카의 내부자료를 입수해 공개한 조세도피 자료다. 이 프로젝트에는 영국 BBC와 가이던, 프랑스 르몽드 등 전세계 109개 언론사가 참여했다.
이 자료는 지난 4월 최초 공개돼 이후 여기에 연루된 각국 정상들과 유명인사들은 모두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 자료가 유출된 후 각국은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아일랜드에서는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총리가 사임하는 등 일파만파 사건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2차로 또다시 조세회피 기업들의 명단이 공개된 것이다.
한편 이날 21세기 자본의 저자인 토마 피게티 파리대학 교수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 저명한 경제학자 300명은 세계 지도자에게 조세회피처가 사라져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조세회피처는 세계의 부에 보탬이 되지 않을뿐더러 어떠한 경제적 정당성도 없다"고 비판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