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선거 운동 내내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 후보를 괴롭혔던 이메일 스캔들의 족쇄가 풀렸다.
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제임스 코메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클린턴 후보를 기소할만한 합당한 이유가 없다"면서 "조사 결과 의도적인 범법행위에 대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클린턴과 그의 직원들이 '극히 부주의'했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후보는 지난 2009년부터 4년간 국무장관으로 재임하며 관용 이메일 대신 개인 이메일을 업무에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이는 이메일 내용을 국무부 서버에 저장하도록 한 연방기록법도 위반한 것이다.
FBI 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개인 계정으로 사용한 이메일 중 국가기밀 사항을 포함한 이메일은 110개였다.
선거 캠페인 내내 공화당은 이 사안을 두고 클린턴 후보를 공격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역시 클린턴 후보가 정직하지 못하다고 비난을 해왔다.
클린턴 후보에 대한 최종 기소 여부는 법무부가 결정할 예정이지만, FBI 조사에서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정나면서 사실상 그동안 클린턴 후보를 괴롭혔던 이메일 스캔들에서 자유로워졌다고 외신들은 평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은 클린턴 후보에게 좋은 날이 아니라 최고의 날"이라고 평가했다.
브라이언 펄론 클린턴 캠프 대변인은 역시 "클린턴 후보는 이미 개인 공직자로서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에 대해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있다"면서 "FBI 수사 결과는 적절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클린턴 후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첫 공동 유세를 가졌던 만큼, 클린턴 후보가 대권에 한 발 더 가까이 나아가게 됐다는 평가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에서 펼쳐진 공동유세 현장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클린턴을 신뢰하기 때문에 이곳에 왔다”면서 “클린턴 후보보다 대통령직에 더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후보 모두 FBI의 결정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발표 후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매우, 매우 불공평한 판단"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또한 그는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것보다도 더 사소한 일로 사퇴를 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일부 외신들은 이메일 스캔들은 아직 끝난 게 아니라면서 이는 계속해서 클린턴 후보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USA투데이는 'FBI의 발표는 앞으로 클린턴 후보의 대선 가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점을 나타내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폭풍은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USA투데이는 "클린턴 후보가 기밀 이메일에 대해 부주의했다는 점은 언제든 미국인들의 사생활이 노출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인 만큼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도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일 미국 워싱턴의 연방수사국(FBI) 본부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조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제임스 코메이 FBI 국장. 사진/뉴시스·AP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