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플로리다 총기 난사 사건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도 않은 가운데, 흑백 갈등이 미국을 둘로 나누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 미국 사회가 어느 때보다도 더 분열되어 있다면서 인종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은 인종으로 인해 둘로 나뉘었고 이 둘을 통합하는 것은 고통뿐"이라고 꼬집었다.
CNN에 따르면 이날까지 뉴욕, 시카고, 미네소타 세인트폴 등에서 '흑인들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열려 최소 309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 27명의 경찰관이 다쳤다.
지난 8일(현지시간) 댈러스에서 백인 경찰 5명이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이후 다소 주춤해졌던 시위가 다시 격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위의 원인과 책임을 놓고 미국인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흑인들 사이에서는 경찰이 불공평하게 흑인들을 쉬운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불평이 나오는 반면, 경찰이 흑인을 죽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고 흑인에 의해 살해되는 경찰이 더욱 많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또한 시위가 폭력적으로 번지는 것과 관련해서도 불편하게 느끼는 미국인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차도 엇갈린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미국 대선 후보는 "미국은 분열된 나라"라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흑백 갈등이 더욱 심해졌다"고 대놓고 현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폴란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찰스턴 저격범이 백인을 대표하지 않듯이 댈러스에서 공격을 자행한 미치광이가 흑인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나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와 같은 발언에도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미국의 보수층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이미 보수층이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댈러스 경찰 총격범이 더 큰 규모의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더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청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수사관들이 용의자 마키아 존슨의 집에서 폭발물 재료들과 함께 공격 계획 등을 담은 일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한 브라운 청장은 "만약 이 계획들이 실행됐다면 “댈러스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에 충분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댈러스 경찰은 존슨이 '흑인방어연맹(African American Defense League)'나 '신블랙팬더당(New Black Panther party)'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되어 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특히 존슨이 사살되기 전 벽에 자신의 피로 알파벳 'RB' 두 단어를 적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현재 댈러스 경찰이 조사 중에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10일(현지시간) 미네소타의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 현장. 사진/뉴시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