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 공화당에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도 초반부터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들이 대통령 경선을 이메일을 통해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유리하게 관리해왔던 사실이 폭로됐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폭로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민주당 DNC 지도부 인사 7명의 이메일 1만9000여건에서 샌더스 후보의 대선 캠페인을 방해하기 위해 주고 받았던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데비 와서먼 슐츠 DNC 의장은 이번 파문에 책임을 지고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의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샌더스 후보는 경선 내내 슐츠 의장이 편파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불만을 토로한 바 있는데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다만 샌더스 후보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논란이 클린턴 후보 지지 입장 표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미 성난 샌더스 후보의 지지자들은 필라델피아에 모여 클린턴 후보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미 필라델피아에서 1000명이 넘는 샌더스의 지지자들이 “힐러리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59세 한 남성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사람들만 화가 난 것이 아니다”라면서 “몇십년을 민주당을 지지해온 사람들도 너무나 화가났고 더 이상 클린턴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24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샌더시 지지자들이 '데비를 해임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관식이 열렸던 공화당 전당대회와 달리 민주당 전당대회는 순탄할 것이라고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25일부터 나흘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 파고 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공화당과는 달리 화려한 인사들의 연설이 대거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분노한 샌더스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외신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함께 단합하자'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첫째날 전당대회에서는 미셸 오바마 미국 영부인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찬조 연설에 나서는데, 샌더스 의원의 연설에 관심이 쏠린다.
또한 둘째날 주제는 '아이들과 가족을 위한 평생의 싸움'으로 총기 사고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모임 대표가 연설에 나선다. 이날 클린턴 후보의 남편이자 전 대통령인 빌 클린턴이 찬조 연설에 나선다. 또한 이날은 공개투표인 '롤 콜'로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공식 후보로 지정될 예정이다.
셋째날은 '함께 일하자'라는 주제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찬조 연설에 나서며 클린턴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지목한 팀 케인 버지니아주 상원의원도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한다.
그러나 화려한 게스트들에도 불구하고 주요 외신들은 클린턴 후보가 또 다시 이메일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기존 샌더스 후보의 지지자들이 클린턴 후보에게 흡수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고 있다고 전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