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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여성리더가 뜬다)①여성지도자 전성시대…유리천장 깨뜨린 '최초 여성' 바람
정치권 여풍, 유럽·미국 넘어 아시아까지
입력 : 2016-07-22 오전 9:00:00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오랜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옛말일 뿐 이제는 ‘암탉이 울면 알을 낳는다’는 말처럼 집안이 망해갈 때 암탉이 앞장서 이를 해결하는 시대가 왔다. 다방면에서 여성 리더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돋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잇따른 글로벌 분쟁 등으로 정치적, 경제적으로 혼란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럴 때일수록 빛나는 여성들의 리더십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은 높고 견고하다. 지구촌에서 활발히 활약하고 있는 여성 리더들의 리더십을 살펴보고 향후 과제도 짚어본다. (편집자)
  
 
[뉴스토마토 우성문·어희재 기자] 지구촌이 연일 테러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 저성장 위협으로 시름할때 여성 리더들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들이 리더 자리에 서는 일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에서는 여성 정치인들의 돌풍이 이어지고 있고 경제 분야에서도 여성들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난세의 영웅, 세계 정치 여풍 바람
 
지난 13일(현지시간) 당당히 제76대 영국 총리에 공식 취임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정치권에서 여성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의 여성 총리가 된 메이 총리는 목사의 딸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은행에서 일한 뒤 1997년 하윈 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영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내무장관을 지내온 인물로 그만큼 경력으로 꽁꽁 무장해있는 준비된 여성 정치인이다.
 
특히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이 가장 큰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이를 해결할 막중한 임무를 안고 총리직에 올랐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이렇듯 유럽에서는 이미 여풍이 거세다. 유로존 최대 국가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오랜 기간 유로존을 이끄는 최대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로마에서 비르지니아 라지 신임 시장이 37세의 젊은 나이로 최연소 로마 시장에 당선됐다. 
 
특히 라지 시장은 긴 민주주의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시장이라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 마피아들의 부패에 지친 이탈리아인들이 부패를 척결할 수 있는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인으로 젊은 비르지니아 시장을 선택한 것이다. 
 
이미 프랑스 파리, 독일 퀼른,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역시 모두 여성 시장을 두고 있다.
 
미국에서도 첫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백악관을 넘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는 오래전부터 특유의 카리스마로 많은 여성의 존경을 받아왔다. 이러한 클린턴 후보의 카리스마 역시 경력에서 나온다. 클린턴 후보의 정치 경력은 그야말로 화려 그 자체다. 영부인, 뉴욕 연방 상원의원뿐 아니라 제67대 미국 국무부 장관으로 활동했던 클린턴은 세계를 누비며 외교 관계에 뛰어난 경력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여성 정치인 열풍은 그동안 다소 보수적이었던 아시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미얀마에서는 아웅산 수치 국가 자문역 및 외무장관이 나라를 이끌고 있다.
 
심지어 주요 20개국(G20) 중 여성 정치 참여율이 가장 낮은 나라 일본에서도 곧 여성 총리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10일 시행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28명의 여성 당선자가 탄생했는데 이들 중 몇몇 후보는 향후 총리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앞으로 정치권에서 여성들의 파워는 점점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위기에 빛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세계 경제의 우먼 파워
 
경제 분야는 일찍이 여성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반영됐다. 대표적으로 많은 이들은 경제 대통령 재닛 옐런을 떠올린다. 옐런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의 사상 첫 여성 의장이며 G7의 첫 중앙은행 여성 수장이다. 옐런은 2014년 1월 벤 버냉키의 바톤을 이어받았다.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했던 미국이 긴축 정책으로 방향을 바꾸는 시점에 옐런이 임명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더욱 컸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옐런은 시장과의 소통을 상당히 중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옐런은 1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당시 시장 충격은 크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추가 긴축이 불가피한 가운데 브렉시트 등 난제 속에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옐런이 시장과 어떻게 소통해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중요한 시기에 IMF의 수장이 됐다. 남유럽의 재정 문제로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2011년 남유럽 국가들은 IMF와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았고 이 시점에 라가르드는 IMF의 첫 여성 총재가 됐다.
 
지난 2월 라가르드는 5년 동안 IMF를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1년까지의 연임이 확정됐다. 첫 ‘연임’ 여성 총재의 타이틀까지 갖게 된 것이다. 타임지는 그 어떤 조직도 IMF보다 세계 경제 안정성을 중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5년간 IMF가 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라가르드의 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기업 경영에서도 여성 지도자들이 단연 돋보인다. 특히 신산업 성장이 중요시되는 IT 업계에서 여성 리더십이 떠오르고 있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분기 괄목할 만한 성적을 이끈 장본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T업계에서 역사를 유지하는 동시에 혁신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면서 IBM은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이를 해냈고 그 중심엔 로메티의 리더십이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세계 연봉 톱 1위를 차지하는 GM총수 메리배라 GM CEO, 펩시콜라를 구제한 인드라누이 펩시코 CEO와 함께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사프라 카츠 오라클 공동 CEO 등이 여성 기업인들의 경영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우성문·어희재 기자 suw14@etomato.com
 
우성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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