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1분기 국내 항공업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가 2분기 들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노선 여객은 전년 동월 대비 47% 줄어든 89만747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2개월 연속 여객 감소가 이어졌다. 감소폭 역시 전월(22.5%) 대비 두 배 이상 늘며 악화됐다. 이 같은 감소폭 확대는 중국정부의 사드 보복성 조치가 지난 3월15일 한국단체관광상품 판매 금지라는 극단적 정책으로까지 이어진 데 따른 결과다.
3월 중순부터 본격화된 중국 사드 보복 여파에 지난달 중국 여객 감소폭은 전월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자료/국토교통부
연초부터 한국 항공사 부정기편 운항불허 등 중국정부의 제재 조짐을 감지한 국내 항공사들은 대체 노선 마련과 중국노선 소형 기종 투입 등 타격 상쇄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국토교통부 역시 중국 항공사들이 반납한 제주공항 슬롯을 국내 항공사 타국 노선에 배분하며 일본 및 동남아 노선을 주 54회 신설하거나 증편해 운항했다.
이를 통해 중국 대체 노선인 일본과 동남아 노선 여객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0.3%, 23.5%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매월 100만명 이상의 꾸준한 수요를 보이던 중국 여객의 급격한 감소로 4월 전체 국제선 여객은 1년 새 2.1% 늘어난 518만8387명에 그치며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여객 의존도가 높은 국내 일부 지방공항의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청주공항과 제주공항, 무안공항의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월 대비 89.9%(청주), 74.6%(제주), 43.4%(무안) 급감하며, 3월 40~58% 수준이던 낙폭을 더욱 키웠다. 특히 지난해 4월 한 달 간 5만1314명의 국제선 이용객 관문 역할을 했던 청주공항은 지난달 10분의 1 수준인 5170명이 찾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성과가 없는 만큼 이달 역시 중국 여객 감소를 피할 수 없어 보인다"며 "하루빨리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도출돼 여름 성수기 타격을 최소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