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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6차 산업, ‘농업벤처운동’으로 리드하자
입력 : 2017-07-12 오전 8:00:00
우리사회의 최대관심사는 일자리다. 공공분야는 물론 대중소기업까지 어느 분야든 역할을 가릴 바가 아니며 이는 공업은 물론 농어업이나 임업분야에서도 찾아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6차 산업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도 헷갈리는 판에 무슨 6차 산업이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6차 산업은 이미 중앙부처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6차 산업은 ‘농·공·상(農工商)융합으로써 1차적으로 자연에서 재배되거나 채취되는 농·수·축·임산물을 식·의약품으로 가공, 제조(2차)한 후, 정보통신기술이나 관광(3차)과 연계하는 통합적 산업이다. 1차+2차+3차=6차 또는 1차×2차×3차=6차의 등식으로 설명되는데, 농업계에서는 농업우선주의에 입각해 후자의 등식을 선호한다. 6차 산업의 개념은 1990년대 중반 일본 동경대학교의 이무와라 나코미 교수가 농어촌활성화를 위해 제창했다. 농장에서 생산·가공한 제품을 같은 회사인 선술집 이자까야(居酒屋)외식체인(chain)에 공급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후 일본은 2011년 6차 산업화법까지 제정했다.
 
6차 산업의 강점은 농수산물을 그대로 판매하기보다 제조업방식으로 가공·생산함으로써 부피가 줄고 보관·운송의 편리함과 물류비 절감, 소비자 휴대 및 섭취편리, 상품가치의 증대가 가능하다. 또한 원자재 공급과 제조판매, 자본투자와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서비스접목을 통한 판매촉진과 관광자원화가 가능해 부가가치가 높아진다. 예를 들어 고구마를 밭에서 캐어 파는 것보다 이를 음료로 개발하면 5배,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가공하면 10배 이상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나아가 고구마 농장에 관광객을 유치해 숙박은 물론 농사와 요리체험을 하게 하면 6차 산업이 되는 것이다.
 
6차 산업의 사례는 농촌의 수많은 아이템에서 나타나고 있다. 남도의 한 농장(필자는 2년간 매주1~2개의 6차 산업 농수산기업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은 유기농법으로 각종 쌀을 생산하는데서 벗어나 발효엑기스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택배나 인터넷쇼핑몰로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또한 연간 4500명에게 유기농법과 가공방법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농사체험, 농촌문화체험으로 도시민과의 교류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축산농장을 둘러보고 현장에서 돈육을 구매·조리하는 충남의 돼지카페, 인삼과 쌀로 맥주와 비누 등 제품 생산 및 체험코스를 제공하는 김포의 인삼가공사업체, 그밖에 녹차, 매실, 헛개, 소금, 대나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6차 산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이나 지자체의 연구소 등과 협업해 생명공학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산학연협력도 활발하다. 이를 통해 향후 생산이나 매출규모 면에서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택배나 온라인을 통한 식품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지역특산물이나 전통식품의 판매가 원활해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된장이나 고추장, 양파즙 등을 홈쇼핑으로 전국소비자에게 직접배송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6차 산업의 촉진을 위해 2014년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전국 10개 지역에 ‘6차 산업지원센터’가 설치되어 자금, 마케팅, 인증, 연구개발 등 종합지원을 하고 있다. 356개의 농·공·상 융합형 중소기업을 선정했고, 매년 국내외 엑스포도 개최해 대국민 홍보와 기업 판매활동을 지원해왔다. 또한 6차 산업 ‘사업자인증제’를 통해 1187명이 전국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6차 산업의 벤처사업가인 것이다.
 
나날이 늘어나는 귀농귀촌인구와 귀농귀촌센터에서 실시하는 교육이나 컨설팅의 수요증가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이들에게 6차 산업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벤처정신의 기업가로써 역량을 갖추도록 한다면 매년 2만 여명에 이르는 귀농인구와 47만 명에 달하는 귀촌인구로부터 좋은 기업이 탄생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40대 이하의 젊은 전업농이 증가하고 이들의 소득이 일반농가의 2배나 된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농촌이 인구고령화로 인한 농업복지의 대상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농공상의 융합을 통한 ‘6차 산업형 농업벤처운동’이 보다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이의준 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 
 
유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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