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여름철 성수기 효과를 노렸던 국내 항공업계 빅2의 3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요 수익 노선인 중국여객 감소가 여전한 데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증가 등이 겹친 탓이다.
3분기 초만 해도 대형사를 비롯한 항공업계 하반기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었다. 최대 악재로 작용했던 중국의 방한 단체여행 제한 속에서도 지난 6월까지 전체 국제선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0.2% 늘어나는 등 여름 휴가철 성수기 도래에 따른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 7월과 8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5.2%, 38.8%씩 감소한 중국 여객 실적에 발목이 잡히면서 7월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국제선 여객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2.2%)했다. 일본과 동남아 등 대체 노선을 통한 임시방편으로 대응해 왔지만 절대적 비중을 보이던 중국 노선의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 관광객의 대다수가 여름철 성수기와 추석 연휴에 몰려, 이에 따른 타격은 불가피했다.
여름철 성수기에 따른 기대감에 높아졌던 국내 대형항공사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사드 여파 장기화와 유가 상승 등의 악재에 하향조정되고 있다. 지난 8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전경. 사진/뉴시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7~10% 수준의 항공유 가격 상승 역시 수익성 악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까지 배럴당 40달러 초중반대를 유지하던 국제유가(WTI 기준)는 8월말부터 허리케인 하비 여파에 반등 조짐을 보이다 9월 들어 50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 결과에 따라 큰 줄기가 결정되겠지만, 향후 상반기 대비 높은 수준의 국제유가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류비는 항공사 원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운항거리가 길어질수록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최근 저가항공사(LCC)와의 차별화를 위해 중장거리 노선에 무게를 실어온 대형사 입장에선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 장거리 노선인 북미 노선의 경우 유류비가 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에 따라 3분기는 물론, 하반기 전체 실적까지 좌우할 전망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드 이슈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유가마저 상승세로 바뀐 점 등은 악재”라며 “여름철에 몰릴 수요가 5월과 10월 장기 연휴로 분산된 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예상케 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