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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지배구조 개선…한국도서보급 사실상의 지주사로
이호진일가 지배력 굳건… 일감몰아주기 이슈도 해소
입력 : 2017-12-26 오후 4:48:05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태광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지주사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낸다. 총수일가 소유 회사를 기존 7개에서 1개로 줄여 지배구조 단순화는 물론, 내부거래 논란까지 불식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태광은 26일 한국도서보급과 티시스(투자부문), 쇼핑엔티 등 3개사의 합병 계획을 공시했다. 합병 예정일은 내년 4월1일이다. 합병 비율은 한국도서보급과 티시스 1:0.77, 한국도서보급과 쇼핑엔티 1:0.02다. 인적분할을 통해 존속하는 티시스(사업부문)는 분할합병에 영향을 받지 않고 존속한다.
 
이를 통해 이호진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는 7개(세광패션·메르벵·에스티임·동림건설·서한물산·티시스·한국도서보급)에서 한국도서보급 1개로 줄어든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을 지배하던 티시스와 한국도서보급을 합병함으로써 '이호진→티시스→태광산업', '이호진→한국도서보급→대한화섬'의 양 갈래 지배구조를 '이호진→한국도서보급→태광산업·대한화섬'으로 단순화했다.  
 
그동안 태광 총수일가는 한국도서보급(지분율 93.65%)과 티시스(100%)를 통해 그룹 내 지배력을 행사해 왔다. 한국도서보급은 대한화섬 지분 24.69%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티시스는 태광산업 11.22%, 대한화섬 8.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3사 합병을 통해 한국도서보급(합병 후 총수일가 지분율 92.9%)이 사실상의 지주사로 올라서게 된다.  
 
태광이 총수일가 소유회사를 7개에서 1개로 줄이는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해 지주사 전환 가속화와 내부거래 논란 불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나선다. 서울시 종로구 소재 흥국생명 본사 전경. 사진/태광
 
이 전 회장 일가는 지난해 12월 염색업체인 세광패션 지분 전량을 태광산업에 매각하며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어 올해 7월 와인 유통업체 메르벵 지분 전체를 태광관광개발에 무상증여하고, 디자인 업체 에스티임을 티시스에 매각했다. 또 지난 10월에는 티시스가 동림건설, 에스티임, 서한물산을 흡수합병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더했다.
 
이 전 회장이 무상증여하기로 한 티시스(사업부문) 지분 전량이 내년 상반기 법적 검토를 거쳐 증여방식 등이 결정되면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은 일단락된다. 지배구조 개선과 부당 내부거래 원천 차단 등 시대 요구에 부응하는 ‘자발적 개혁’의 명분도 취했다. 사업구조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IT계열사 티시스가 아닌 상품권업체 한국도서보급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가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가 연간 200억원 이상 또는 매출의 12% 이상을 내부거래로 거둬들이면 일감몰아주기에 해당된다.
 
태광 관계자는 "특히 대주주가 무상증여 등으로 1000억원 가까이 희생하며 지배구조가 간결하고 투명해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사실상의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게 될 한국도서보급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흥국생명(2.91%)과 흥국증권(31.25%)의 지분을 처리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정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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