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도시개발에서 소외된 골목길을 일과 삶, 놀이가 어우러진 곳으로 재생한다.
8일 시에 따르면 도시의 역사와 함께해온 역사문화유산이자 삶의 공간인 골목길에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 등 일정 구역을 정해서 ‘면’ 단위로 재생하는 기존 도시재생사업과 달리, 골목길을 따라 1km 이내의 현장 밀착형 소규모 방식의 ‘선’ 단위 재생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다.
예컨대 바닥이 파손되고 조명이 없어 어둡고 위험했던 골목길 주변 생활환경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개선하고, 일부 폐가를 활용해 카페·식당, 마당 등으로 조성해 골목 활성화와 일자리 공간으로 활용한다.
아울러, 주민 주도로 담장 낮추기, 골목 마당 공유, 내 집 수선하기 같은 사업도 함께 병행 추진 한다.
시는 작년 8월에 착수한 서울형 골목길 재생 기본계획 용역을 3월에 마무리하고 오는 5월까지는 골목길 재생사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기본계획에는 골목길의 현황부터 정의, 재생사업 추진대상과 방향 등이 담기며, 6월엔 자치구 공모를 통해 사업대상지를 추가 선정하고 재생사업을 확대한다.
기본계획 수립과 병행해 용산구와 성북구 2곳 골목길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해 주민 주도로 사업을 진행한다.
각 지역별로 주민, 자치구, 지역 전문가와 함께 현장 주민설명회, 심층면접, 객관적인 실태분석 등을 거쳐 5월 중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연내 사업에 착수한다.
용산구 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길이 430m)은 남산과 인접해 있고 주거환경개선지구 사이 경사로에 마치 협곡처럼 위치해 있는 곳으로, 폭 1~1.5m의 좁은 골목길이다.
시는 지역 내 활터골 경로당을 중심으로 골목전망대, 마을텃밭 등을 만들어 공동체 형성과 일자리 창출을 유도한다.
성북구 성북동 선잠로2길(길이 800m)은 조선시대 구릉지에 자연적으로 발생한 골목으로 작년 주택재개발구역 해제지역으로 빈집이 10여채에 달하며, 집수선과 리모델링이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허물어져 가는 높은 담장이 위협적이고 좋은 경관을 막고 있어 담장을 낮추거나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3~4채 가옥이 대문을 열고 골목을 마당으로 함께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아울러 가파른 구릉지 중간에 폐가를 활용해 동네마당을 조성하거나 오랫동안 문을 닫은 작은 상가를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조성해 골목에 재미와 활력을 부여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진희선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에 남아있는 폭 4m 미만의 골목길은 대부분 도시개발에서 제외된 지역의 사유 골목으로 그동안 최소한의 행정 개입만 이뤄져 매우 위험하고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골목길 재생사업이 진행될 성북구 성북동의 골목길.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