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삼성전자 작업환경 보고서와 관련해 이를 검토한 전문위원들이 보고서에 반도체 공정과 관련한 핵심기술이 그대로 들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와 관련한 배경브리핑을 열고 "작업환경 보고서에는 많은 정보들이 비교적 상세하게 들어가 있었고, 기술보고서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산업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산하 반도체전문위원회는 삼성전자의 요청에 따라 지난 16일과 17일 비공개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는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아산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고, 17일 오후 만장일치로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일부 포함됐다고 결론 내렸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는 생산성의 차이가 경쟁력인데 보고서에 공정명과 공정 레이아웃 등이 모두 포함돼 최적의 공정을 유추할 수 있다"며 "한 전문위원은 이 자료가 중국 같은 경쟁업체에 들어갔다면 기술을 그냥 주는 것과 같다는 표현까지 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 공정과 함께 사용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검토도 이뤄졌다. 이 관계자는 "제조 공정에 어떤 화학물질을 사용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노하우"라며 "이에 따라 어떤 업체가 생산에 참여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고, 공정의 문제 해결도 유추할 수 있어 수많은 시행착오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판단에 따라 전문위원들은 보고서에 담긴 내용들은 국가핵심기술 유출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은 210조원을 들여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정보들이 나가면 후발 주자들이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산업부의 국가핵심기술 포함 결정이 곧바로 제3자에 대한 공개 금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부의 판단은 삼성전자 보고서에 국가기술이 포함됐는가이며 해외 유출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결정은 영업비밀 여부와 공개 불가 방침 등과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해서 영업비밀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추후 판단이 있어야 한다"며 "이번 판단이 중대한 영업 기밀에 대한 입증 자료로는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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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