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과거에 비해 철저하게 시장 경제 원칙해 입각해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북한 기업관리체계 개편과 남북경협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기업관리제도를 중심으로 경제관리제도를 시장 친화적으로 개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북한은 경제관리의 효율성 제고를 내용으로 한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발표했다. 이어 2015년 상반기까지 인민경제계획법, 재정법, 기업소법 등을 개정함으로써 새로운 경제관리체계 법제화를 완료했다.
주된 내용은 북한의 변화된 경제 및 시장 상황을 반영해 개인투자, 사적 경제활동을 부분적 인정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을 강화하고 시장의 기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중소규모 기업들이 직접 대외무역 및 합작·합영사업을 할 수 있는 법적 기반도 마련했다.
이석기 산업연 선임연구원은 "1990년대 초부터 북한경제가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짐에 따라 중앙집중적 물자공급 체계를 근간으로 하는 중앙집중적 계획화 체계는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워졌다"며 "시장 친화적인 경제관리관리체계 법제화를 바탕으로 국영기업이 시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며, 판매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북한의 기업관리체계 개편에 따라 남북 경협이 재추진 될 경우 민간경협은 시장 경제 원칙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남북경협은 남북한 기업이 직접 접촉하지 못한 채 남한의 기업과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와 같은 조직이 접촉해 사업을 결정하고, 북측 기업은 생산만 하는 구조였다.
이 선임연구원은 "국영기업의 시장경제 활동과 대외무역 및 합영·합작이 공식화 및 합법화됨에 따라 북한 국영기업의 남북경협 관련 경제행위도 여타 국가와의 경제거래와 동일하게 다뤄질 가능성 커졌다"며 "북한의 경제관리제도 개편을 지렛대 삼아 북한 전역에서 내각소속 중소규모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경제주체가 참여하고,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해서 남북경협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7년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