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경제가 경기는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물가는 높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7일 발간한 최근경제동향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부진에 투자는 지표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3.5% 이상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경기 하강 시작을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경기 둔화 조짐은 특히 소비와 투자 지표의 부진으로 확인된다. 지난 1월과 2월 소비재판매액지수는 평균 3.8%에 그쳐 지난해 4분기 보다 둔화되는 모습이 뚜렷하며 소비자 평가지수도 4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설비투자도 부진하다. 지난 2월 설비투자추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 감소했으며 지난해 말 이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던 국내기계수주도 4.9% 증가에 그쳤다.
산업생산과 서비스생산도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증가폭은 둔화됐다. 지난 2월중 산업생산은 10.1%증가로 지난 1월 11.3% 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이가운데 경기 선행지표도 하락해 3월 경기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1.2%P 떨어졌으며 그동안 오름세를 유지해왔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P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고공행진을 펼치는 물가다. 지난 3월중 소비자물가는 3.9%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중기물가안정목표치(최대 3.5%)를 넘어섰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이 겹치면서 수입물가가 크게 오른 것이 최근 고물가의 원인이다.
특히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인 근원물가지수가 지난 3월 3.3%를 기록,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고물가가 상당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근원물가가 오르면 당분간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분석된다. 실제로 재정부도 3월 소비자물가 발표후 이같은 이유로 당분간 3% 중반대의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문제는 환율이 높은 상태로 유지됨으로써 수입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점이다. 세계적인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900원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높아지면 수입업자가 지불해야하는 달러값이 비싸져 수입품의 가격이 오른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재정부 관료들은 높은 환율을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경기는 꺽이는데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