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1호 공공기관이자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중심이 될 한국해양진흥공사가 5일 공식 출범한다.
작년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결국 파산하면서 해운산업의 경쟁력이 급격히 추락하고 해운산업의 위기는 깊어졌다. 문 대통령도 당시 대선 공약으로 해운 지원 조직인 '한국선박금융공사' 설립을 약속 했다. 이어 작년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00대 국정과제에 '해운·조선 상생을 통한 해운강국 건설' 방안을 반영해 공사 설립을 추진했다.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가 참가하는 TF를 구성하고 '한국해양진흥공사법'을 제정, 올해 1월 법안이 공포 됐고, 공사의 설립에 이르렀다.
공사 초대 사장에는 황호선 전 부경대 교수가 임명됐고, 혁신경영본부장에 박광열 전 부산해양수산청장, 해양투자본부장에 김종현 전 한진해운 전무, 해양보증본부장에 조규열 전 한국해양보증보험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하지만 해운산업 재건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 공사는 출범 전부터 많은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먼저 황 초대 사장에 대한 '낙하산' 문제다. 황 사장은 철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고, 작년까지 부경대에서 국제지역학을 강의했다. 이력만으로는 해운업 관련 전문성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또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소속으로 구청장 후보에 나섰고, 지난 3월에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폴리페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공사를 둘러싼 또 하나의 논란은 자본금 문제다. 법정자본금 5조원인 공사는 3조100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하고 출범했다. 공사로 통합되는 한국선박해양, 한국해양보증보험 자본금 1조5500억원과 지방 항만공사 지분 1조3500억원을 빼면 현금 출자는 2000억원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5조원도 부족한 마당에 이마저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공사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하고, 공사에 거는 기대도 크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이같은 논란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논란을 잠재우는 방법은 명확하다. 공사가 설립 취지에 맞게 해운 재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선박 신조발주 지원을 비롯해 실제 금융지원도 원활히 이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를 통해 공사를 둘러싼 이같은 논란들이 단순히 우려였다는 평가를 받길 기대한다.
이해곤 경제부 기자(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