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과 관련해 일본 도시바가 원전 사업권자인 뉴젠 인수에서 한국전력의 우섭협상 지위를 해제했지만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정부가 밝혔다.
1일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산업부와 한전은 영국의 에너지수급 안정, 도시바의 경영안정, 한국의 원전 해외진출이라는 공동 이익이 달성될 수 있도록 관련국 및 기관들과의 협상을 향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27일 영국 런던에서 그렉 클라크(Greg Clark)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장관과 '한-영 원전협력 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영국이 2025년까지 21조7000억원을 들여 3GW 규모의 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사업권은 현재 일본 도시바가 100% 지분을 가진 뉴젠이 가지고 있는 상태로, 한전은 뉴젠의 지분을 인수해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수주에 나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도시바가 한전의 뉴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제하면서 사업 진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정책관은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소멸했으나 도시바, 영국 정부와 협상의 본질이 달라진 것은 없다"며 "영국 정부도 한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준해 한국과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와 영국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사업의 리스크와 수익성 등에 대한 사업조건에 대해 합의를 진행 중이다. 양국은 그간 발전차액정산제도(CfD)를 기반으로 합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지난 6월4일 영국 정부는 RAB(Regulated Asset Base: 규제자산기반) 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적용키로 결정했다.
이 모델은 영국 정부가 사업 리스크를 어느 정도 부담하는 방식으로 CfD 방식에 비해 수익성은 낮아지는 반면 건설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과 비용에 대해 정부의 분담이 포함 돼 사업 리스크는 낮아진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RAB 방식에 대한 리스크와 수익성 등에 대한 공동 타당성 연구를 제안, 지난달 30일 런던에서 도시바, 뉴젠, 그리고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와 회의를 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도시바가 협상의 속도를 내기 위해 한전의 우선협상 지위를 해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도시바가 한전이 뉴젠 인수를 신속하게 진행하기를 바라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제했을 것"이라며 "원전 모델을 새롭게 도입함에 따라 영국과 협상을 새로 진행해야 하는데 이 부분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