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검찰이 권력층 자녀 등에 대한 특혜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KT를 또 다시 압수수색했다. 딸 특혜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소환을 위한 막바지 수사로 보인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일)는 9일 오전부터 서울 종로에 있는 KT광화문지사 내 경영관리부문장 사무실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날 투입된 검찰 수사관 등 30명은 인사담당자 및 임원들의 PC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사내 인사관리 파일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 1월에도 경기 성남시 KT 본사와 광화문 지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기존 수사의 연장 선상에서 추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했다"고 밝히고 "‘정모 전노조위원장에 대한 고발 건’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이라고 한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2012년 이석채 당시 KT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딸을 KT에 취업시킨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당시 야당은 KT에 대한 각종 비리의혹 확인을 위해 이 회장의 증인 채택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으나 여당 반대로 무산됐다. 이 때 김 의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로 있었다. 이 전 회장의 증인채택이 무산된 지 일주일 뒤 김 의원의 딸은 KT 경영지원실 소속 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됐다가 정규적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검찰은 지난 달 22일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이에 대한 사실관계 및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 딸 외에 정치권 유력 인사 지인들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조사했다.
검찰은 지금까지 피의자들에 대해 KT의 채용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를 적용하고 있지만, 김 의원 딸 채용에 대가성이 인정되면 이 사건은 뇌물사건으로 확대된다.
검찰은 지난 1일 부정 채용에 관여한 김모 전 KT 전무를 구속 기소했고, 서유열 전 KT 사장은 구속 수사 중이다. 검찰이 KT 최고 윗선인 이 전 대표를 소환 조사한 만큼, 김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딸이 KT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9일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