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분식회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혐의 수사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 사건의 가지 부분인 증거인멸 수사를 대부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주말 부터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에 대한 줄소환이 있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 관계자는 12일 "김홍경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부사장과 박문호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히고 "그동안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집중해서 조사했지만 막바지다. 분식회계와 연관범죄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해왔지만 증거인멸에 투입됐던 수사력을 핵심혐의로 모으겠다는 취지다.
다만, 검찰은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사장을 비공개로 몇번 더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전날 소환돼 17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정 사장은 증거인멸 혐의를 "기억나지 않는다"며 전반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 핵심이 분식회계로 넘어감에 따라 정 사장에 대한 추가 조사에서 증거인멸과 함께 분식회계 사건에 대해서도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구속되거나 기소된 삼성전자 임원들을 상대로도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캐물을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된 사람들 중에도 본안(분식회계)에 관해서는 (진술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지금까지는 증거인멸 관련해서 수사를 집중하느라 본안에 대한 신문을 하지 않았지만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 때까지 왔다. 본안 조사를 위해 삼성 임직원들을 집중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증거인멸과 관련해 삼성전자 최상위 인사들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반적 증거인멸은 하급자 선에서 벌어지는데 이번처럼 결정권자까지 드러난 게 없었다.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까지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적발된 적이 없다"면서 "증거인멸은 속성상 즉시 혐의 처리 하지 않으면 나중에 처리가 힘들다"며 "본안에 대해서는 충분히 (수사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