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가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하며 한일 갈등이 장기화되는 양상이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교류는 지속되고 있다.
25일 ICT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ICT 기업들은 한국의 인재들을 지속 요청하고 있다. 일본 경제 호황으로 기업의 인력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한국 인재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취업 희망자들에게 일본어와 기본적인 ICT 교육을 담당하는 국내 한 기관의 관계자는 "한일 갈등 이후에도 일본 기업들은 강하게 한국 ICT 인재들을 원하고 있다"며 "일본에 취업한 한국 인재들이 (교육을 받아)기본적인 언어 소통이 가능하고 업무 능력이 뛰어나 현지 기업들의 수요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일부 일본 기업 합격자들이 한일 갈등으로 일본행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는 전언이다.
서울 시내 IT기기 체험 공간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전통적인 내수 산업인 국내 통신 업계에도 한일 갈등으로 인한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아직 LTE(롱텀에볼루션)에 머무르고 있는 일본 이동통신사들이 한국 이통사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일본은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5세대(5G) 통신 올림픽으로 치르겠다는 각오다. 이미 5G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 이통사들이 5G뿐만 아니라 각종 첨단 기술의 참고 사례가 될 수밖에 없다.
일본 이통사 KDDI는 지난 6월 LG유플러스와 스마트드론 사업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협약을 맺은 후 드론 자동 제어를 위한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공동 사용 △드론시스템교통관리체계(UTM)와 항공교통관리체계(ATM)간 인터페이스 공용화 △4G·5G 통신연계를 위한 모듈 및 보드 공용화 등을 함께 추진하며 협력하고 있다. KT의 2대 주주인 일본 이통사 NTT도코모는 도쿄 올림픽에서 5G를 상용화하기 위해 KT의 5G 전략을 참고하고 있다. KT와 NTT도코모는 지난해 중국의 차이나모바일과 함께 'SCFA 5G 전략회의'를 열고 5G 상용화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통신 산업은 각 국가의 장비사·단말기 제조사·통신사·서비스 기업들이 상호 협력하는 구조"라며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로 한국 제조사들이 생산에 타격을 입으면 5G를 준비하는 일본 이통사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네트워크 보안 장비 제조사 윈스도 일본 통신사 대한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 윈스는 올해 상반기 일본 통신사를 대상으로 한 수출액 58억원을 기록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