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장애인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부부가 시설에서 거주하는 지적장애인을 속여 억대의 재산을 착복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서울시는 서울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지난 6~9월 관내 장애인공동생활가정(그룹홈) 187곳에 인권 실태 전수조사를 벌여 A씨 부부를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11일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그룹홈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있는 가정과 같은 주거환경에서 거주하며 사회복지 전문인력에게 독립적인 생활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장애인거주시설의 한 유형이다. 서울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작년 12월 해당 장애인 학대(경제적 착취 의심) 신고를 접수 받아 수개월에 걸쳐 추적조사를 했으며, 해당시설을 방문해 추가 피해자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A씨 부부는 금전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지적장애인들에게 재산을 불려준다는 명목으로 수년간 피해자들의 신분증과 계좌를 일괄 관리하면서 시설장 부부 명의 계좌로 돈을 이체하거나 지출 증빙 없이 현금으로 인출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의 돈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들 부부의 꾐에 넘어간 장애인들은 신분증과 계좌를 이들 부부에게 믿고 맡겼으며, 6년여간 매달 170만원 가량이 매달 계좌로 입금돼 이들 부부 주머니로 들어갔다. 이들 부부는 피해자 중 4명에게 강동구 소재 재건축 아파트 4채를 장애인 특별공급 청약하도록 한 후 분양권을 가로챈 사실이 적발됐다. 현재 해당 아파트는 2016년 분양 당시보다 시세가 3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강남구와 함께 해당 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예정이며 점검결과 및 경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시정명령, 시설장 교체, 시설폐쇄 등 필요한 행정처분을 실시할 계획이다. 서동운 서울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장은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경찰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며 “피해자들의 욕구에 맞는 후속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적장애인 농구대회가 열린 국민대 체육관에서 안중근의사 의거 100주년 맞이 ‘대한국인 손도장 프로젝트’ 손도장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