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앵커]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배상 판결에 이은 전범기업 자산 강제집행 신청, 이에 대한 일본 아베정권의 경제침략과 항일 불매운동, 지소미아 중단 그리고 조건부 해제.
올해 만큼 일제 강점에 대한 역사적 상처와 치욕이 현실로 선명하게 나타났던 해도 없는 듯 합니다. 그리고 내년은 경술국치 100주년.
그러나 그날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있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자신 있게 답할 사람은 드물 겁니다. 서울 남산에 마련된 '기억의 터'의 의미가 그래서 더 큽니다.
서울시가 이 '기억의 터'를 최근 충무로역에서도 볼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보도에 박용준 기잡니다.
그래픽/이돈비
[기자]
많은 인파가 오가는 서울 충무로역에 신기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포스터가 등장했습니다. 서울시는 명동역과 충무로역에서 남산으로 향하는 길에 소녀상 입체포스터를 부착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공간인 남산 '기억의 터'를 알리고 있습니다.
렌티큘러 방식을 사용한 이 입체포스터는 보는 각도에 따라 소녀상이 점차 사라지며 빈 의자만 덩그러니 남고 '기억하지 않으면 진실은 사라집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납니다. 우리 사회의 아픈 역사를 잊지 말라는 의미를 전하며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이들 포스터가 알리는 남산 ‘기억의 터’는 2016년 8월 남산공원 내 통감관저터에 만들어졌습니다. 이 곳은 1910년 한일합병 조약이 강제로 체결된 장소이기도 합니다. 경술국치 ‘치욕의 공간’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고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기억하는 ‘추모와 역사’의 공간으로 만든 역발상입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뜻에 따라 2만여명의 범국민 모금운동을 통해 조성된 뜻깊은 공간입니다.
[박진영 서울시시민소통기획관]
“잊지 말아야 될 역사를 기리자는 의미에서 남산에 기억의 터를 조성한 지가 꽤 됐는데 잘 모르는 시민이 많아 충무로역에 홍보판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시민들 반응이 좋아 사대문 안은 물론 서울시 전역으로 홍보 포스터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기자]
이번 홍보 포스터는 기억의 터를 알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번 홍보를 단발성으로 끝내지 않고 조명, 상징 조형물, 증강현실 등을 활용한 2단계 홍보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가 이제 20명밖에 남지 않은 현실에서 기억의 터는 물론 피해 할머니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현실입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