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내년 7월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 처장은 '철학과 인품, 능력'을 모두 겸비한 인물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인회 인하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6일 오후 6시30분 서울 합정동 이토마토빌딩 아르떼홀에서 '정의의 미래 공정'을 주제로 열린 북콘서트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공수처는 힘 있는 사람, 엘리트 부패카르텔에 속한 사람들의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것이 임무"라면서 "수사를 힘있게 믿고 나갈 수 있는 뚝심이 있어야 하고, 그 뚝심은 확실한 철학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마찰을 뚫고 국민들과 소통하며 (권력형 비리 수사에 대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인품도 필요하다" 덧붙였다.
김인회 인하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 26일 서울 합정동 이토마토빌딩 아르떼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갖춰야 할 자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토마토 김건 카메라 기자
그는 이와 함께 "공수처의 수사는 지금 일부의 경우와 같이 가혹하지 않고 정도를 걷는, 인권 친화적인 수사여야 한다"며 "그러면서도 시대적 소임을 다 해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능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초대 공수처장 만큼은 검경 출신 인사를 배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출신은 관계가 없다"고 반대했다. 그는 "다만, 수사기관 출신이 수사를 잘 할 것이라는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좋은 법관을 대법관으로 모신다고 해서 소년 등과한 뒤 많은 훈련을 받은 법관이 꼭 대법관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 출신이라는 점 만으로 배제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수빈 변호사는 초대 처장에게는 '뚝심과 강단'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북콘서트에 청년 변호사를 대표해 패널로 참석한 박 변호사는 "공수처가 생기는 순간 검·경이 공수처라는 새 제도에 대한 반발로 공수처장에 대해 소위 조직적으로 털 것"이라면서 "그 과정을 버틸 수 있는 뚝심 있고 자신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인품이라고 해서 품위가 있고 너른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라 공수처장 임기 중 그 직을 영예롭게 생각하고 공수처를 안착시키겠다는 전향적 각오와 강단, 뚝심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회 인하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 26일 서울 합정동 이토마토빌딩 아르떼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갖춰야 할 자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토마토 한수진 카메라 기자
이날 북콘서트는 김 교수의 저서 <정의의 미래 공정> 출간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1호 공약'이라 할 수 있는 공수처의 앞날과 숙제를 다각도로 진단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교수, 박 변호사와 함께 정미화 경제정의실천연합 공동대표, 김남준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별출연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공수처 등 현안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공수처는 물론 우리나라 사법개혁과 검찰개혁, 반부패 연구분야의 1인자이다. 이와 함께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 전문위원 △참여정부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 △대통령 비서실 법무비서관실 행정관 △사회조정1비서관 △시민사회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실무를 섭렵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공약'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문 대통령과 함께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를 공동집필했다.
<시민의 광장으로 내려온 법정>, <문제는 검찰이다>, <김인회의 사법개혁을 생각한다> 등 다수의 저서가 있으며, 지난 11월1일 <정의의 미래 '공정'>을 펴냈다. 책에서는 전반부에 국가와 사회에 대한 미래비전과 전략의 기본 철학으로서 '정의와 공정'을 다루고 있으며, 후반부에 '정의와 공정'이 실현된 국가제도로서의 '공수처'를 소개하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 서울 합정동 이토마토빌딩 아르떼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 참석해 김인회 인하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북콘서트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토마토 한수진 카메라 기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