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전국 최초의 쪽방촌 정비 모델을 사회적약자 상생에 초점을 맞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영등포역 일대 밀집된 쪽방촌 1만㎡ 일대를 정비하는 공공주택사업으로 주거·상업·복지타운을 마련하고 1200호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영등포역 일대 쪽방촌은 1970년대 지역 발전과 함께 형성된 노후 주거지역으로, 대한민국 산업화의 산물이며 서민의 애환이 깃든 공간이다. 현재 영등포역 일대 쪽방 주민 360여 명은 성인 한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1.65~6.6㎡ 공간에서 매년 반복되는 폭염과 혹한에 고통을 겪고 있으며, 화재 및 범죄 위험에도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지난 2015년 영등포 쪽방촌 일대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추진된 적이 있으나, 쪽방 주민을 위한 이주 대책이 미비해 중단됐었다. 구는 이후 쪽방 주민을 위한 현장 순찰, 건강 체크 등으로 다각적 노력을 펼쳐왔으나, 근본적인 주거 환경 개선 대책 부재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구는 민선 7기 들어 숙원사업이던 쪽방촌 환경 정비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채 구청장은 지난해 8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간담회,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 등으로 지속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 지난달 국토교통부·서울시·LH·SH와 함께 TF팀을 만들어 정비 계획을 구체화했다.
구는 쪽방촌 정비사업에서 △쪽방 거주자 및 토지주, 건물주 갈등 관리 △쪽방 거주자 지원시설 재정착 지원 △돌봄 프로그램 구축 운영 등을 맡는다. 쪽방 주민들의 자활, 취업, 상담, 의료 등 촘촘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 시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회적 약자를 포용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춘다.
구는 쪽방 지원 기관인 광야교회, 요셉의원, 토마스의 집, 영등포희망지원센터 등과 협의하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또한 해당 지역에 쪽방 주민의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공공임대주택이 완공되면 모든 쪽방 주민이 새 보금자리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구는 이번 사업을 쪽방 주민을 존중하는 최초의 개발로 삼아 전국에 남은 쪽방촌 10곳을 정비하는데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 구청장은 “주거·상업·복지타운 조성으로 서울 서남권 종가댁의 위상을 되찾고, 탁트인 영등포를 만들겠다”며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고,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20일 영등포역에서 열린 영등포 쪽방촌 정비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영등포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