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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확진자 활보한 성북·부천상가 가보니…"인적 사라진 '쑥대밭'이란 표현 밖에는…"
편의점 주말 매출 20만~30만원 빠져…의류매장 매출은 3배 이상 감소
입력 : 2020-02-03 오후 7:01:41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당장 우리 동네에서 확진자가 산다는데 사람들이 무서워서 동네에 다니겠어요? 사람 자체가 뚝 끊겼어요. 맞은편 치킨집은 명절에도 거의 안 쉬는데 주말부터 쉬더라고요.”
 
3일 오전 부천시 부천남초등학교 인근 편의점, 부천역과 지근거리라 오가는 사람이 많고, 초등학교 앞 대형 편의점이라 방학에도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라는 얘기가 무서울 정도로 오전 내내 점주 장모(50)씨만 홀로 창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장씨는 “여긴 자리도 좋아서 설 전까지만 해도 매출이 괜찮았는데 딱 코로나 터지고 달라졌다”며 “편의점 2년하다가 처음 겪는 일로 주말에만 하루에 20만~30만원 매출이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3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부천남초등학교 앞에 인적이 드물다. 사진/박용준기자
 
지난 1일 12번 확진자가 부천남초등학교 인근 빌라에 산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이 동네는 쑥대밭이나 다름없었다. 부천지역 확진자는 처음으로, 지금까지 두 번째로 많은 138명을 접촉한 탓에 지역사회는 순식간에 뒤집어졌다.
 
12번 확진자는 이 곳 인근에서 극장만 두 번, 병원 두 번, 약국 두 번을 방문했다. CGV 부천역점은 이날도 휴업 중이었다. 부천속내과도 오는 10일까지 휴진을 결정했다. 서전약국은 약사 두 명 중 확진자와 접촉한 한 명만 자가격리 중인 가운데 이날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3일 오전 부천자유시장 내부 모습. 사진/박용준기자
 
여파는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에만 그치지 않고 금세 지역상권으로 퍼져나갔다. 약국·병원·학교·극장 사이에 있는 부천자유시장은 경기 탓, 계절 탓이라고 해도 핑계가 되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부천에서 크기로 유명한 전통시장이라지만, 다니는 사람은 한 손으로 셀 수 있었다.
 
시장 입구에서 약초와 잡곡 등을 파는 한 상인은 “병(신종 코로나)이 돈 이후부터 손님 구경도 하기 힘들다”며 “주말엔 몇 만원 쥐어가지도 못했다”고 한탄했다. 옆에 있던 상인도 “경기도 안 좋은데 지금은 솔직히 좀 심할 정도로 없다”고 거들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입구역 앞 유타몰. 이 동네는 5번 확진자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유타몰 10·12층에 있는 CGV 성신여대입구점은 방역과 영업중단을 끝내고 이날 오전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다이소도 이날부터 영업을 다시 시작했지만, 돈암동떡볶이와 예쁠레뷰티라인은 아직 휴업 중이다.
 
아직 영업재개 소식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낮에 상영한 ‘남산의 부장들’, ‘히트맨’, ‘해치지않아’ 등 최신영화들이 5석도 채 안 나갔다. 절찬리에 상영 중이라는 남산의 부장들 낮 12시10분 회차는 206석 중 204석이 남았다.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CGV 성신여대입구역점에 좌석들이 많이 남아있다. 사진/박용준기자
 
유동인구 영향을 많이 받는 쇼핑몰 특성상 유타몰 1층에 있는 매장들도 덕분에 찬바람만 불었다. 의류매장 직원은 “주말엔 하루에 영수증 230장은 나가는데 이번 주말엔 70~80장밖에 안 나갔다”고 말했고, 옆 신발매장 직원은 “저희는 매출이 가장 중요한데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지니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유타몰의 한 매장 직원은 "지금은 손님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방역도 철저하게 하고 직원들도 예방행동요령대로 하니 손님은 조금씩 늘어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다른 직원도 "저희는 전보다 철저하게 위생 지키고 있으니 안심하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코로나바이러스 최고의 ‘핫템’ 마스크를 파는 다이소는 제법 손님이 많았다. 점장 김모씨는 “마스크를 워낙 많이 찾아 1인당 5매로 제한하고 시간대별로 물량도 나누고 있다”며 “방역도 마치고 직원 건강상태도 점검하고 있으며, 손님은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찾은 부천 서전약국 관계자도 휴무 후 재개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서전약국 관계자는 “휴무를 한 것도 질본(질병관리본부)과 보건소 협의에 따라서, 다시 문을 연 것도 협의에 따라 한 것”이라며 “문을 닫은 이유가 있다면 문을 연 이유도 있을텐데 방역을 다 마쳤으니 믿고 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하는 반예은·반하은(26) 자매는 유동인구 감소에 놀라며, 달라진 거리 상황을 파악하고자 가게도 잠시 비운 채 나왔다. 반씨 자매는 “로데오거리에 방학이라도 100명 정도는 보이는데 20~30명 밖에 안 보인다”며 “주문 자체가 30~40%는 줄어 당분간은 온라인 판매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유타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한산한 신발매장.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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