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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끄는 민주당 전략요충지 세곳)청와대 출신 여풍 vs 현역 의원…경선 승자는?
문재인 청와대 춘추관장 '유송화' vs 노무현정부 국정경험 '고용진'
입력 : 2020-02-06 오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박주용 기자] 오는 4월15일 국회의원 선거에 여성 정치 신인들이 나서면서 이전 선거보다 '여풍(女風)'이 강하게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 각 당에서도 총선 공천 '여성 우대' 방침을 밝히면서 정치권 여성 비율을 높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 출신 여성 정치 신인들이 현역 의원들이 버티고 있는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끈다. <뉴스토마토>는 '여풍이냐 관록이냐'를 놓고 경선 구도가 형성된 더불어민주당의 지역구를 들여다봤다.
 
더불어민주당 유송화 예비후보가 21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갑에 출마하면서 같은 당 고용진 의원과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왼쪽)유송화 예비후보·고용진 의원. 사진/뉴시스
 
서울 노원갑 : 유송화, 8년간 구의원 경력 vs 고용진, 20년 넘게 다진 지역 기반
 
21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갑은 총선 본선만큼이나 각 당 내부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고 있는 문재인정부 청와대 춘추관장 출신의 유송화 예비후보와 이 지역 현역인 고용진 의원과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어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을 경험한 풀뿌리 지역 일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노원갑은 공릉동과 월계동으로 이뤄진 선거구다. 이 지역의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지난 20년간 단 한번도 현역 의원의 재선을 허용하지 않았다. 16대 함승희 의원, 17대 정봉주 의원, 18대 현경병 의원, 19대 이노근 의원까지 재선에 성공한 의원이 없었다. 이는 노원을에서 3선에 성공한 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노원병에서 재선 의원이 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비교된다.
 
이 때문에 고용진 의원이 당내 경쟁을 뚫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유송화 예비후보가 이 지역의 새로운 초선 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두 후보는 당내 경선을 통해 본선 진출자를 가리게 된다. 총선 본선에서도 자유한국당 후보와 당선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유송화 예비후보는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갑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전남 고흥 출신인 유 후보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서울시 노원구의회 2, 3대 의원을 지냈다. 또한 2003년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을 지낸 경험도 있다. 문재인정부에서는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으로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이후 청와대 춘추관장으로서 언론 소통 창구 역할에 힘써 왔다.
 
유 후보는 당내 오랜 정치 경험을 앞세워 비례대표나 전략공천도 바랄 수 있겠지만 노원구의원으로 처음 정치에 발을 들였던 지역인 ‘노원갑’ 출마를 택했다. 유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난 27년간 노원구는 제 가족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이었다"며 "재선 지방의원으로 7년간 노원 곳곳을 누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원 공릉동과 월계동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경험과 중앙정부 서울시 노원구의 역량을 한 데 모을 힘과 실행 능력이 있다"며 "낡은 관습은 버리고 노원에 더 좋은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고용진 의원은 지난 20년 넘게 지역에 몸담으며 차근차근 지역 기반을 다져왔다. 1990년 국회 부의장실 비서관으로 정치와 인연을 맺은 고 의원은 1995년 노원갑 지역 서울시의원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지역 정치에 뛰어들었다. 2002년 민주당 노원구청장 후보로 나섰지만 낙선했다. 노무현정부 들어 청와대 행정관으로 발탁됐고 한국환경자원공사(현 환경공단) 기획관리 이사로 일한 경험도 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17대 총선에선 당내 경선을 넘지 못했고 19대 총선에선 당 지도부에서 김용민 후보를 전략공천하며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20대 총선을 앞두고 치러진 노원갑 경선에선 청년 비례대표 출신 장하나 의원을 상대로 승리하며 본선에 진출했고 마침내 첫 금배지를 달았다.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민주당 대변인과 정책위부의장, 원내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고 의원은 최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빈 예비후보가 21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갑에 출마하면서 같은 당 노웅래 의원과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왼쪽)김빈 예비후보·노웅래 의원. 사진/뉴시스
 
서울 마포갑 : 김빈, 마포의 새바람 vs 노웅래, '외연확장' 적임자 강조
 
30대 청년 예비후보들도 '세대교체' 깃발을 들고 3선이상 중진들에게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서울 마포갑에서는 '정치 신인' 김빈 예비후보가 이 지역 3선인 노웅래 의원을 상대로 출사표를 던졌다. '검증된 신인'과 '관록있는 정치인'의 맞대결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서울 마포갑은 최근 4번의 총선에서 민주당이 3승을 차지한 지역이다. 노웅래 의원이 18대 총선만 제외하고 나머지 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그만큼 민주당의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마포갑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게는 험지로 꼽히는 지역이지만 그만큼 노 의원이 지역구 관리를 잘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첫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게 된 김빈 예비후보는 노 의원 보다 낮은 인지도임에도 불구하고 골리앗을 무너뜨린 다윗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4선에 도전하는 노 의원으로는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김빈 예비후보는 디자이너 출신으로 대표적인 '문재인 키즈' 중 한 명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탁된 영입인재였다. 김 후보는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LG전자에 입사해 8년간 휴대전화 디자인, 디자인 전략 및 경영팀을 거쳤다. 또한 2013년 빈컴퍼니를 창업해 전통의 볏집과 한지, 단청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해 해외 유수의 산업 박람회와 전시회에 출품해왔다.
 
하지만 김 후보는 청년 비례대표 공천 심사 과정에서 한때 시련을 겪기도 했다. 민주당의 '청년 비례대표' 면접에서 탈락한 것이다. 당시 불공정 논란으로 많은 이들이 탈당했지만 김 후보는 오히려 낙천자 유세단인 '더컷유세단'으로, 대선에선 '더벤져스'라는 이름으로 다른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힘썼다. 이후 민주당 디지털대변인과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 행정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마포갑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그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마포에 새 바람이 되겠다. 마포구민의 마음 속 바람을 현실화시키는 신바람이 되겠다"며 "더 행복한 우리 마포를 위한 각오를 다시 한번 단단히 다지며 마포의 구석구석을 찾아 돌며 인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달 3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당의 현역 의원 지역구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민주당에서 재선, 3선을 한 지역구에서 좀 정체돼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민주당에서 과연 누가 미래를 이끌어갈 것인지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웅래 의원은 5선을 지낸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차남으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당선되면서 국회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18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지만, 제19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당시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서울시당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돼 3선 고지를 밟았다. 노 의원은 아직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채 국회 과학기술정부방송통신위원회 위원회장으로 활동하며 의정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노 의원은 자신이 이번 총선에서 중도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경기 의왕시·과천시 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은영(왼쪽) 전 청와대 행정관, 신창현 의원. 사진/뉴시스
 
경기 의왕·과천 : 이은영 "이젠 여성 리더십 필요" vs 신창현 "하던 일 마저 하겠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의왕시·과천시 선거구에는 여야 13명이 예비후보등록을 마쳐 '불꽃튀는 공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이은영 예비후보와 현역의원인 신창현 의원과의 맞대결이 예정됐다.
 
의왕시와 과천시가 관할지역인 의왕·과천 선거구는 그동안 전원도시와 공무원 도시라는 특성 때문에 보수정당이 강세를 보였다. 이러한 지역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대표와 창원시장을 역임했던 안상수 전 의원이 내리 4선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천내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를 겪으면서 19대 대통령선거와 제7회 지방선거에서 과천시도 민주당 경합 우세지로 바뀌면서 보수정당의 안정적 우세 현상은 사라지고 복합선거구로 바뀌었다.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 지역 탈환을 벼르고 있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에서 경선을 통해 누가 이 지역의 본선 후보로 떠오를지 주목되고 있다. 신창현 의원이 당내 경쟁을 뚫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은영 예비후보가 이 지역의 새로운 초선 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이은영 예비후보는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자신이 12여년간 거주해 온 경기 의왕·과천 지역구 출마를 택했다. 이 예비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지냈다. 이후 그는 노무현재단 기획위원과 더불어민주당 부설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리서치전략본부장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이사 및 소장 등으로 여론조사 분야에서도 탁월한 전문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4·15총선에선 노무현 정부 청와대 여성 비서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지역구에 도전한다.
 
노무현 정부 행정관 이후 당이 아닌 외곽에서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인지도 측면에서 부족함이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성 정치 신인에게 25%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여성 30% 공천'이라는 민주당 공천룰을 고려한다면 이 예비후보가 내부 경선에서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선에 도전하는 신창현 의원은 '하던 일 마저 하겠다'는 슬로건으로 현역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신 의원은 예비후보 등록 첫 날에 지역구 현역 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등록을 마치면서 선거운동에 뛰어든 상태다.
 
신 의원은 1988년 평화민주당 환경전문위원 공채 1기로 정당생활을 시작해 의왕시장과 김대중 대통령비서실 환경비서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환경공약을 만드는 데에도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4년 동안 왕성한 의정 활동을 기반으로 민주당 조직을 탄탄하게 정비해 경선과 본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지역구 상황은 신 의원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1월13~14일 이틀동안 경기도 의왕시·과천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현안 여론조사 결과 의왕·과천 유권자들은 '현재 지역구 의원이 재출마하면 지지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50.1%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지지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20.5%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 의원은 민주당 후보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11.3%의 지지도를 얻는데 그쳤다. 지역구 현역의원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당 예비후보들과 초박빙 혼전 양상을 보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경기 과천·의왕 지역구는 현역의원을 제외하고 예비후보가 5명 이상 출사표를 던질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한 지역"이라며 "현역 의원의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지역구에서 청와대 출신 여성 정치 신인들이 경쟁을 자원한 것인데, 새얼굴이냐 현역이냐 구도로 치열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박주용 기자 yong@etomato.com·rukaoa@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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