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지난해 증권사들이 5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주식거래대금 감소에도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것이 주효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로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돼 불안요인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부동산 그림자금융을 집중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16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6개 증권회사의 당기순이익이 총 4조910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437억원(17.8%)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수료수익은 총 9조49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소폭(2.3%) 감소했지만 수수료 부문별 매출기여도는 크게 달라진 양상이다. 수탁수수료의 비중은 36.5%로 전년(46.8%)보다 10.3%포인트 줄어든 반면 IB부문 수수료는 36.0%로 9.6%포인트 증가했다.
자기매매이익은 3조6796억원으로 전년 4조5171억원에 비해 18.5% 감소했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의 발행액과 상환액이 전년에 비해 증가하면서 관련 손실이 전년에 비해 117.8% 증가한 3조597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주식관련이익은 주가 상승으로 평가이익이 늘어 전년대비 278.4% 증가한 5473억원을 기록했다.
기타자산손익에서는 펀드관련이익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기타자산손익은 전년보다 149.8% 증가한 2조4535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중에서 펀드관련이익이 전년보다 246.7% 늘어난 1조2210억원을 기록했다. 판매관리비는 8조916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4% 증가했다.
이와 같은 실적 증가로 전체 자산도 늘었다. 56사의 자산총액은 482조6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0.0%증가했다. 초대형IB가 발행한 발행어음 규모는 12조9000억원이다. KB증권이 새롭게 발행어음 시장에 뛰어든 영향으로 전년보다 115.0% 증가했다.
전체 증권사들의 평균 순자본비율은 559.1%로 11.6%포인트 증가했다. 8개 종투사의 순자본비율은 1192.8%로 23.4%포인트 늘었다. 평균 레버리지비율은 680.1%(-0.2%포인트)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형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와 파생결합증권 발행, 종투사의 발행어음 등 적극적인 자금조달 영향으로 대형사의 레버리지비율이 중소형사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5개 선물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6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2% 증가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수익 다각화로 증권사 순이익이 늘었지만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돼 주식과 채권, 펀드, 파생상품에 대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PF대출, 채무보증 등 부동산 금융현황을 상시점검할 것"이라며 "특히 부동산 그림자금융에 대한 종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