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증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5세대(5G) 통신장비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등 주요 국가가 경기부양 방안의 하나로 5G 인프라 투자를 꺼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글로벌 수주가 가시화되면 5G 장비업체들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긴급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5G 관련주로 꼽히는
RFHIC(218410)와
케이엠더블유(032500)는 전일보다 각각 3.01%, 12.05%씩 올랐다. 지난 19일에 코스닥이 11.71% 하락한 가운데서도 RFHIC는 5.68% 상승 마감했다. 케이엠더블유도 3.77% 올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 처음으로 발생한 1월20일부터 이날까지 코스닥이 32% 하락했음에도 RFHIC 주가는 오히려 18% 올랐다. 같은 기간 케이엠더블유주가는 13% 떨어졌지만 하락장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RFHIC는 통신장비용 증폭기와 트랜지스터 등을 만들어 글로벌 통신사 등에 납품하는 대표적인 5G 장비업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RFHIC가 생산하는 GaN 트랜지스터는 현재 전 세계에서 3개 업체만 생산 가능한 품목이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화웨이, 노키아가 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공급물량이 감소하며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지만 올해는 삼성전자향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케이엠더블유는 지난 18일 일본 라쿠텐으로부터 약 890억원 규모의 기지국 장비를 수주하며 19일 하락장 속에서도 상승 마감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엠더블유의 해외 수주모멘텀이 시작됐다"면서 "올해부터 일본과 미국, 중국 등에서 5G 통신장비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섹터 내에서 수주 가시성이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5G 장비주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이 경기부양책 우선순위로 5G 인프라 투자를 내세우고 있어서다. 우선 중국정부가 5G 네트워크 구축 등 차세대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5G망 구축에 1조2000억위안(약 206조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정부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동통신 3사와 5G 투자를 4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에 이어 하반기에 중국과 미국, 일본 등의 5G 투자 본격화가 예상돼 5G 통신장비주의 2차 상승랠리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5G 인프라 투자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경기부양책으로 유인이 충분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5G 인프라 투자지연 등 불확실성도 있지만 소비활성화가 힘든 상황에서 이미 계획된 5G 인프라 투자 정상화를 통한 경기부양은 정부에게도 효율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