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이른바 '미투' 의혹으로 전격 사퇴했다.
오 시장은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필요한 신체접촉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부산시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한 사람에 대한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한 사람에 대한 저의 책임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편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이런 행동이 강제추행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 시장은 "사안의 경중을 떠나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며 "350만 부산시민이 맡겨주신 시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오 시장은 "간절하게 부탁드린다"며 "피해자분께서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언론인 여러분을 포함해서 시민 여러분들께서 보호해달라"고 머리를 숙였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하는 오 시장 기자회견 전문
부산시민 여러분. 참으로 죄스러운 말씀을 드리게 되었다. 저는 오늘부로 부산시장직을 사퇴하고자 한다. 시민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350만 부산시민 여러분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책임을 이루지 못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한 사람에 대한 저의 책임이 또한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한다.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였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이러한 잘못을 안고 위대한 시민 여러분들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한다. 공직자로서 책임 있는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 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아울러 시민의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 또한 평생 짊어지고 살겠다.
한 가지만 간절하게 부탁드린다. 피해자분께서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여러분을 포함해서 시민 여러분들께서 보호해주십시오. 모든 잘못은 오로지 저에게 있다. 저는 3전 4기의 과정을 거치... (울먹) 3전 4기의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부산을 위하여 참 잘해내고 싶었다. 이런 부끄러운 퇴장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나 죄송스럽습니다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부산을 너무너무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 기억해주십시오. 시민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한 이후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