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기업은행이 본점뿐 아니라 영업점까지 재택근무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중은행들도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일선 영업점들에 대한 방역대책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오는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본점과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팀장급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본점 직원은 전체 인원의 3분의 1이, 영업점은 5분의 1이 돌아가며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일선 영업점까지 재택근무 체제가 적용된 건 은행권에서 처음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30일 서울 중구 본점 건물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본점은 폐쇄 하루 만에 정상 운영됐지만, 불특정 다수의 고객이 방문하는 영업점은 여전히 감염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재택근무 확대 시행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동참하고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본점의 경우 일찍부터 코로나 위기대응반을 통해서 방역수칙을 시행 중이라 확진자 발생 이후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었다"며 "다만 일선 영업점에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대응조치를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최대한 본점 운영 인력을 분산하고 재택근무 비중을 높이고 있다. 전날 은행 본점에서 확진 사례가 발생한 하나은행은 본점 폐쇄 후 대체사업장들을 활용한 분산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향후 2주간 부서별 재택근무와 분산근무 비중을 40% 이상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영업점 운영과 관련해 방역대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본점과 달리 직원들이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은행들은 수도권 영업점을 대상으로 6일까지 영업시간을 1시간 줄여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고객들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영업점 재택근무는 국책은행으로 정부 방역지침에 동참하며 내려진 조치로 보인다"며 "영업시간 단축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도입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대면 업무가 필요한 영업점에서 고객들의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준수 등의 방역조치 외에 한계가 있다"며 "업계 공동의 가이드라인 없이 개별 은행 차원에서 대응하는 건 힘들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수도권 은행 영업시간을 한시적으로 1시간 단축하기로 한 지난 1일 오전 시중은행 지점에서 영업시간 조정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