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윤석열 '백미' 논란 검증했더니…인위적 부착 아냐
전문가들 "원래 있던 것"…"복털이니 놔뒀을 가능성도"
2022-02-14 15:03:53 2022-02-15 01:09:36
 
[뉴스토마토 임유진·유승호 기자] 무속 논란을 일으켰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얼굴의 흰털(백미) 영상을 전문가들에게 면밀한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인위적 부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윤 후보는 지난 11일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인위적으로 얼굴에 흰색 털을 붙이고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무속 논란에 휩싸였다. 관상학적으로 얼굴에 난 흰털(백미)은 성공과 장수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왕(王)'자 논란을 연상케 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경선 TV토론 당시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와 주술적 의미가 아니냐는 상대후보들의 공세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TV토론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윤 후보의 '백미' 논란이 빠르게  번졌다. 당일 오전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할 당시 사진에는 보이지 않던 흰털이 오후 TV토론에는 확연히 보였다는 점에서 윤 후보가 흰털을 의도적으로 붙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TV토론에서 윤 후보 오른쪽 눈썹 윗부분이 약간 눌려 있고 이 지점을 중심으로 흰털이 도드라져, 피부색과 같은 스킨 테이프를 이용했다는 주장이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윤 후보의 눈썹 근처에 흰 털 한 가닥이 길게 나와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뉴스토마토>는 14일 분장, 메이크업, 헤어, 피부, 가발, 사진, 무속인 등 8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사진과 영상 등을 토대로 윤 후보의 흰털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전문가들은 윤 후보의 흰털이 의도적인 부착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분장 전문가 A씨는 "의도적으로 붙인 것은 아닌 것 같다. 사진으로 봐도 흰털이 난 위치가 일정하다"며 "윤 후보 머리를 보면 옆에 흰머리가 있다. 대체로 남성 머리는 조금 뻣뻣한데 그것을 면도를 안 하고 놔둔 것 같다"고 했다.
 
메이크업 전문가 B씨도 "붙인 건 아니고 그냥 난 털"이라고 단언했다. 2차 토론회가 열렸던 MBN 본사 스튜디오 분장팀에 문의한 결과, 윤 후보의 경우 헤어·메이크업 담당하는 스태프가 같이 다녀서 직접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지만 사진을 보니 붙인 것 같진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남성 헤어컷을 전문으로 하는 헤어 전문가 C씨는 윤 후보 관자놀이 쪽에 유독 흰털이 있는 것과 관련해 "이상한 데 하나씩 나는 분들이 있다"며 "뒷 머리카락이 앞으로 나온 건 아닌 것 같고 자연적으로 난 털 같다"고 답했다. 
 
피부관리 전문가 D씨는 윤 후보의 흰털 위로 눈썹 위 뼈가 눌려진 듯 보인 것과 관련해 "사람의 눈썹 위에 약간의 뼈 골격이 있는데 그게 눌렸거나 음영이 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발 전문가인 E씨는 "젊었을 때는 안 그러는데 나이가 먹으면 이렇게 털이 길어진다. 그러면 뽑든지 같이 정리를 하든지 하는데, 그냥 정리를 안한 것 같다"고 했다.
 
사진 전문가 F씨도 "빛과 장소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털을 붙였을 가능성은 없다"며 "12일 윤 후보가 조문을 간 사진에도 흰털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원래 있던 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백미 논란은 토론회 당일인 11일 오전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할 당시 사진에서 흰털이 없었는데 오후 TV토론회에서는 확인됨에 따라 인위적 부착 의혹이 더 커졌다. F씨는 이에 대해 "다른 사진보다 유독 토론회에서 흰털이 더 잘보이는 것은 실내에서 조명을 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11일 오전 추기경 예방 사진은 윤 후보 캠프에서 언론에 보낸 사진으로 해당 사진에서 흰털이 안보이는 건 보정을 했거나 해상도가 떨어져서 그럴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사진 전문가 G씨는 윤 후보의 흰털이 안보이는 다른 사진을 가리키며 "각도에 따라 살에 묻혀서 (흰털이)안 잡힐 수 있다. 통조명이면 주름이 잘 안 나타나는데 (조명)각도에 의해서 더 부각될 수 있다"며 "털이 있는 건 확실하다"고 했다. G씨는 다만 "윤 후보 TV토론 사진을 보면 헤어와 메이크업을 관리한 건데 흰털이 유달리 보이는 건 미신상 복털이니까 남겨뒀을 가능성은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무속인 H씨는 "흰털은 여러가지로 표현한다. 하얀 건 조상도 되고, 여우도 된다"며 "무속에선 여우꼬리를 12개로 보는데 여우가 둔갑을 한다. 요사를 부린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흰털이 보이면 그 집 조상님과 신령님이 하늘에서 내려 오셔셔 좋은 기운을 받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일부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윤 후보의 흰털이 자연스럽게 자라난 게 아닌 살색과 유사한 색상의 스킨 테이프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부착했다는 의혹이 그치지 않았다. <뉴스토마토>가 시중에 판매하는 스킨 테이프 3종으로 흰털을 부착해본 결과, 부착 부분에 음영이 확실하게 남았다. 윤 후보는 메이크업을 한 상태로 TV토론에 나섰다. 똑같은 방식으로 본지 기자가 화장을 하고 스킨 테이프를 부착한 뒤 이를 화장으로 덮어봤다. 하지만 메이크업으로 접착부위를 덮으면 덮을수록 화장이 들뜨면서 더욱 선명하게 티가 났다. 
 
한편 관상학적으로 얼굴이나 이마에 긴 털이나 길게 흰눈썹이 있는 사람은 어려움을 딛고 반드시 성공하거나, 큰 병치레 없이 장수할 수 있는 사람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관상학 전문가들은 흰털은 가급적 뽑지 않고, 깎을 것을 조언하기도 한다.
 
본지 기자가 스킨 테이프 3종으로 흰색털을 인위적으로 부착해본 사진. 접착 부위가 확연하게 들뜬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임유진·유승호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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