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대통령실이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에 '사과가 아니다'는 취지로 말해 또 다시 혼선을 빚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관련 대책회의'에서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께 정부를 대표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폭우로 서울 한복판이 물에 잠기고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자 윤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 사과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휴가 복귀 이후 거듭 "국민의 뜻"을 강조하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앞서 낮은 국정운영 지지도를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치부한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다만 윤 대통령의 '사과'에 대한 대통령실의 해석은 달랐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사과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의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며칠 전에 얘기했지만 '국민들과 눈을 맞춰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통하고 눈을 맞추려 한다'는 그런 이야기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게 아니라는 뜻이냐'는 추가질의가 이어졌고, 화들짝 놀란 이 관계자는 "첫번째 사과라고 하니까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해서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뭐가 죄송하다는 거냐, 피해사항을 미리 못 챙겨서? 목적어가 뭐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이 관계자는 "국민 안전을 지키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의무인 만큼, 그런 일이 생기면 그런(미안한)마음을 갖는 게 자연스러운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께 죄송하다는 대통령 발언에 대해 앞의 질문에선 사과가 아니라고 하고, 두 번째는 그게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는데 정확히 말해달라'는 지적에 "대통령이 하신 말씀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며 "사과죠. 첫 번째 사과라는 것에 너무 의미를 크게 두셔서 말씀드린 것이다. 거기에 더 이상 해석을 붙이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서 '죄송하다'고 했으니 사과가 맞다"며 "첫 사과라는 질문을 너무 어렵게 받아들여 그렇게 답한 것"이라고 재차 정정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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