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세대교체)③정유사 눈물의 '탈석유'…화학·플랫폼 사업으로 탈바꿈 가속
정유 공장 가동률 낮추고 비정유 사업 확대
배터리·플랫폼·화학 등 '살길 찾기'
입력 : 2020-11-11 06:05:00 수정 : 2020-11-11 06:05:0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주력인 정유 사업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정유사들이 '탈석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가 원유 수요를 끌어 내리고 '석유 시대의 종말'을 앞당겼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정유사들은 공장 가동률을 줄이고 보유 중인 주유소·정제시설을 활용해 각종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는 등 비정유 사업 확장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사들의 정유 시설 평균 가동률은 70%대로 떨어졌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가동률이 80% 밑으로 떨어지진 않았다"며 "현재 공장을 풀로 가동하면 재고가 쌓이는데, 이 재고가 추후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란 보증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제마진이 8개월 넘게 손익분기점을 밑돌고 있는 점도 가동률 조정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유사들이 '탈석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GS칼텍스가 서울 강동구에 오픈한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모습. 사진/GS칼텍스
 
가동률을 낮춘 정유사들은 비정유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해 해외 배터리 공장 증설에 힘쓰고 있다. 현재 미국 현지에 건설 중인 조지아주 2공장, 중국 옌청 공장에 한국과 헝가리에 있는 기존 공장까지 더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 규모는 약 71GWh까지 확대된다.
 
GS칼텍스는 보유 중인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플랫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주유소에 주유, 세차, 정비 등 일반 서비스는 물론 전기차·수소차 충전시설과 생활 부대시설까지 추가해 종합 서비스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말 GS칼텍스는 서울역 인근 역전주유소를 13층 규모의 상업용 복합시설로 개발하기 위해 첫 삽을 뜨기도 했다. GS칼텍스는 "미래 모빌리티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고객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아로마틱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올레핀 분야도 추가하며 종합석유화학사로 전환 중이다. 이에 최근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석유화학제품의 생산성을 높이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원유정제 부산물인 중질유, 부생가스 등을 원료로 삼아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할 예정인 HPC 공장은 내년까지 설비투자가 완료될 전망이다. 2022년 완공되면 연간 폴리에틸렌 75만톤, 폴리프로필렌 40만톤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에쓰오일도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8년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완공한 잔사유고도화시설(RUC) 올레핀다운스트림(OCD) 프로젝트 이후 현재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SC&D)를 추진 중이다. 7조원 규모인 해당 프로젝트는 2024년 완공이 목표다. OCD는 정제 부산물 잔사유를 휘발유와 프로필렌으로 전환한 뒤 이를 다시 가공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으로 바꿔주는 시설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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