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우리가 잃었던 '포니쿠페' 다시 만날 것"

조르제토 주지아로 "포니 쿠페 복원하겠다"주지아로, 포니 엑셀·스텔라 등 현대차 초기모델 디자인"자신은 연필노동자…현대차와 협력 행운"자동차 디자이너에 "자동차 디자인 자부심, 만족감 가져라"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과거에 열정을 가지고 디자인 했던 포니 쿠페를 새로운 모습으로 직접 디자인 할 것이다. 예전에 우리가 잃었던 포니 쿠페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24일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디자인 토크 행사에서 "포니 쿠페를 복원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포니쿠페 콘셉트는 비록 양산에 이르지 못하고 유실됐다. 지금까지도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적으로 제해석되고 있다. 올해 7월 처음 공개돼 호평을 받고 있는 고성능 수소하이브리드 모델 'N 비전 74'는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24일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디자인 토크 행사에 참석한 조르제토 주지아로. (사진=표진수기자)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인 'GFG 스타일'의 설립자 겸 대표로서,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1, 2세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했다.

 

1999년에는 자동차 산업에 끼친 지대한 영향력을 인정받아 전세계 자동차 저널리스트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에 선정됐으며, 2002년에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차가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첫 독자생산 모델인 포니와 함께 선보인 포니 쿠페 콘셉트는 쐐기 모양의 노즈와 원형의 헤드램프, 종이접기를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 선으로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지아로는 포니 쿠페를 디자인 할 당시 자신을 '연필 노동자'라고 칭하며 "현대차와 협력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라며 "포니를 디자인했던 시절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한국과 현대차 디자인을 맡아 뿌듯했다"고 밝혔다.

 

24일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디자인 토크 행사에 참석한 (왼쪽부터)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 부사장, 조르제토 주지아로,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사진=표진수기자)

 

이어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 부사장이 "포니 쿠페를 복원하는 작업을 해주실 수 있냐"는 질의에 주지아로는 "물론이다. 과거의 열정을 가지고 디자인할 것이고, 모델도 직접 제작할 것"이라며 "프로토 타입이 생산될 것이고 예전에 우리가 잃었던 쿠페를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포니쿠페는 현대차에 많은 디자인 연감을 줬다. 아이오닉5를 비롯해 N비전74 역시 포니 쿠페 디자인의 영향을 줬다. 이 부사장은 "과거가 있었기에 지금의 현대차가 존재하고, 때문에 미래가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훌륭한 디자인은 DNA와 디자인의 미래에 나가는 긴장감에서 나와 새로운 기술과 결합해야 새로운 영역으로 나가는 길이다"라며 "포니 쿠페를 재현, 구현하는 것이 현대차의 미래를 부여주는 큰 의미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지아로는 젊은 자동차 디자이너들에게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라고 조언했다. 주지아로는 "자동차는 멈춰있는게 아니다. 독일, 일본 등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자동차다"라며 "산업적 측면과 예술적 측면에서 자동차를 디자인하는데 자부심과 만족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GFG 스타일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포니쿠페' 복원 프로젝트는 내년 봄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표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