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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서울·세종시 출산 2배 차이…"지역 균형발전 우선해야"
정해구 경인사 이사장 인터뷰 "주거·일자리 안정 지역 늘어야"
부부 공동육아, 노인 복지 등 강화 필요성 제언
이념 대립 등 양극화 해결 위해 선거제 개혁해야
2023-03-13 06:00:10 2023-03-13 06:00:10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지난 2020년은 우리나라 인구 문제의 전환점이 된 해입니다. 인구가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됐으며 출생아수보다 사망자수가 더 많은 '데드크로스'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2021년에는 합계 출산율이 0.81로, 2022년에는 0.78로 줄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우선이라는 제언이 나옵니다.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저하되고 있던 출산율에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겹쳐진 결과"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전쟁도 아닌 평상시에 이러한 출산율은 사실 매우 충격적"이라며 "합계 출산율이 1.0 이하인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 균형발전이 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초집중과 극단적인 생존 경쟁이 지속되고 정부의 인구 대책이 형식적인 측면에 그친다면 출산율 제고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는 "2022년 서울시의 합계 출산율은 0.59로 가장 낮은데 비해 세종시는 1.12로 약 2배 차이가 난다"며 "이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안정이 이뤄질 경우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면 주거 비용이 극도로 높고 일자리 등 생존 경쟁이 극심한 서울의 경우 젊은 층이 많다 하더라도 출산율은 매우 낮다"며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육아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질 경우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지난 10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안정적 일자리와 주거환경 마련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은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모습. (사진=경제인문사회연구회)
 
또 안정적인 일자리를 위한 고용취약계층의 취업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지목했습니다.
 
정 이사장은 "생애주기에 따른 한국 여성의 고용률을 보면 M자 형의 모습이다. 이는 결혼 전 청년기에 취업을 했다 결혼과 출산으로 직장을 그만둔 후 자녀가 성장한 이후 다시 취업을 하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취업이 좋은 일자리이기는 어렵다. 그러다보니 남녀 간 임금 격차도 크다"고 꼬집었습니다.
 
고령층의 노동 형태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분석을 내놨습니다.
 
그는 "한국의 노인 역시 취약계층일 수밖에 없다. 선진국에 비해 노인에 대한 복지제도가 취약한 상황에서 은퇴하거나 좋지 않은 일자리로 밀려난 노인들의 생활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용취약계층 문제 해결을 묻는 질문에는 "정부의 지원 하에 여성들이 육아 독박을 쓰지 않도록 부부가 같이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이 우려될 정도로 매우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이념적 대립과 갈등, 혐오와 차별 등이 그것"이라며 "이러한 현실에서 정치가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오히려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선거제도 개혁과 개헌이 필요하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세력들이 경쟁을 하면서도 협치를 할 수 있는 제도와 조건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재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편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이사장은 "올해가 협치를 통해 우리 민주주의와 정치가 성숙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지난 10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안정적 일자리와 주거환경 마련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은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모습. (사진=경제인문사회연구회)
 
◇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프로필
△연세대 행정학과 △고려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학술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치개혁연구실 위원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소장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 위원장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위원장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규하 경제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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