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재무돋보기)브랜드엑스코퍼, 영업현금흐름이 경이로운 이유
감가상각비 높지 않음에도…순이익보다 높은 영업활동현금
영업활동현금은 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 합산하는 방식
감가상각비 높은 LF 영업활동현금 순유출 기록한 것과 대조
2023-12-08 06:00:00 2023-12-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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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용민 기자] 애슬레져 브랜드인 ‘젝시믹스’를 판매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337930)’이 올해 눈에 띄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 205억원을 기록했다. 이자 지급과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영업활동현금은 2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특히 당기순이익 106억원 대비 상당히 높은 수치다. 실제 회계 상 이익보다 현금이 더 많이 들어왔다는 말이다.
 
특히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더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의류 판매업으로 공장 등이 없어 감가상각비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은 공장과 관련한 감가상각비가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당기순이익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더 커야 회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회계 상 당기순이익에는 실제 현금이 빠져나가지 않는 감가상각비가 비용으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는 감가상각비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젝시믹스 홈페이지 화면 캡쳐.(사진=젝시믹스)
 
그래서 일반적으로 기계 설비가 많은 제조업의 경우 당기순이익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입 규모가 훨씬 크다. 만약 감가상각비가 높은 기업인데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입 규모가 당기순이익보다 낮으면 현금흐름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감가상각비를 빼면 순수하게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현금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기업은 언제든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출로 돌아설 수 있다.
 
실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올해 3분기 감가상각비 규모는 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3억원) 대비 25.58% 상승했지만, 여전히 매출액 대비 비중은 3.21%에 불과한 상태다. 당기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를 더한 금액(160억원)보다 실제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입이 241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순운전자본 변동 등으로 현금 창출력을 크게 높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순운전자본 변동으로 50억원에 가까운 현금유입을 기록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감가상각비가 일반 제조업과 비교해 높지 않은 이유는 공장 없이 제품을 100% 외주 가공을 통해 생산 판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감가상각비 중 유형자산 감가상각비는 1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감가상각비 42억원은 부동산과 차량운반구 등 사용권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 반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권자산이란 리스 기간에 리스 이용자가 기초자산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로, 한마디로 임대료를 내고 사용하는 자산을 말한다. 과거 임대료는 즉시 손익계산서에서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를 진행했다. 그러나 회계기준 변경으로 임대기간 내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임대료 전체를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로 계상하고, 실제 임대료를 지급하면 이를 사용권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와 리스부채에 대한 이지비용으로 자산과 부채에서 동시 차감하는 회계를 진행한다.
 
즉, 사용권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 금액만큼 당해 기간에 실제 현금이 유출된다는 말이다. 기존에 사용한 현금에 대한 비용 처리를 향후에 진행하는 일반적인 감가상각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럼 실제 올해 3분기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현금 유출이 없는 감가상각비는 10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LF몰 홈페이지 화면 캡쳐. (사진=LF몰)
 
반면, 같은 의류사업을 영위하는 LF(093050)는 올해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45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50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을 다 까먹고도 350억원이 더 빠졌다는 말이다. 특히 LF는 올해 3분기 기준 감가상각비가 45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기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 453억원을 더하고도, 350억원의 현금이 더 유출됐다는 뜻이다.
 
실제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재고자산 증가로 591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했고, 기타채무가 크게 줄면서 370억원이 현금 유출로 기록됐다. 여기에 금융업 채권이 증가하면서 416억원의 현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감가상각비로 453억원가량을 더하고도, 순운전자본 등으로 대규모 현금이 빠져나가면서 전체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LF 재고자산의 경우 상품이 지난해 말 장부금액 2942억원에서 올해 3분기 기준 3412억원으로 16.0% 늘었고, 제품의 경우 같은 기간 808억원에서 992억원으로 22.8% 늘었다. 즉시 팔 수 있는 상품과 제품이 크게 늘면서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준 것이다. 실제 올해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는 점에서 엔데믹 이후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재고를 확보했지만, 결과적으로 매출 확대에 실패하면서 재고가 쌓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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