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한 번에 확! 밟으세요. 계속, 계속, 계속 끝까지”
드래그레이스(가속력을 겨루는 자동차 경주) 출발선.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돌연변이’로 불리는 GV60 마그마 인스트럭터(주행 코치)의 상기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렇게 빠른데 더 밟아도 되나?’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주행 모습. (사진=제네시스)
지난 11일 진행된 GV60 마그마 시승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제네시스 수지에서 출발해 경기도 화성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까지 공도 주행 140분, 드래그 레이스 체험 50분으로 진행됐습니다. 제네시스 마그마는 일반 제네시스 모델보다 강력한 성능, 차별화된 디자인, 특화된 서스펜션 및 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춘 고성능 서브 브랜드입니다. 이는 단순히 외관만 바꾼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운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됐습니다.
GV60 마그마는 제로이백(0-200km/h 도달 시간) 10.9초, 최고속도 264km/h 성능을 자랑합니다.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같은 슈퍼카 브랜드에서나 들어봤을 법한 숫자들입니다. 이런 수치를 내는 차는 수억원을 훌쩍 넘는 슈퍼카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제네시스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슈퍼카급 성능을 자랑하는 국산차를 선보였습니다.
GV60 마그마는 기존 GV60와 겉보기엔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차별점이라면 전폭을 50mm 넓히고 차체 높이를 20mm 낮춘 것, 그리고 앞범퍼 양쪽 가장자리에 장착된 ‘카나드 윙 가니시’와 트렁크 위 날개처럼 솟아 있는 ‘리어 스포일러’가 눈에 띕니다. 21인치 휠과 광폭 썸머 타이어도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 후면. (사진=제네시스)
실내는 주요 부위에 스웨이드 계열의 샤무드 소재를 적용하고, 블랙 하이그로시 또는 다크 메탈 소재로 마감된 버튼과 엠블럼, 포인트 색상을 적용한 스티치가 고급스러웠습니다. 마그마 전용 ‘파워 10-Way’ 버킷 시트는 몸을 단단히 잡아주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겉보기엔 큰 차이가 없지만 속은 주행성능을 위해 대폭 강화됐습니다. 합산 최고 출력 448kW(609마력), 최대 토크 740Nm의 강력한 전·후륜 모터가 탑재됐으며,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약 15초간 최고 출력 478kW(650마력), 최대 토크 790Nm까지 치솟습니다.
GV60 마그마의 진면목은 드래그레이스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출발선에 차를 세우고 마그마 전용 드라이브 모드 중 하나인 ‘스프린트 모드’를 켰습니다. 주행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이 모드에서는 배터리 온도와 모터 출력을 최적의 상태로 맞춰주는 ‘HPBC(High-Performance Battery Control)’가 작동합니다.
GV60 마그마 실내 모습. (사진=제네시스)
이어서 ‘런치컨트롤’을 활성화했습니다. 차가 출발할 때 토크를 미리 최대로 확보해 순간적으로 강한 가속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브레이크를 밟은 채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고 있으니 차가 앞으로 튀어 나갈 준비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신호와 동시에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차는 폭발적으로 튀어 나갔습니다. 몸이 시트쪽으로 강하게 젖혀지면서 온몸에 중력이 느껴졌고, 차는 앞으로 미친 듯이 질주했습니다.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넘어섰고, 계속해서 가속페달을 밟고 있으니 200km에 가까운 속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출력과 토크, 회생 제동을 제어해 내연기관 고성능 차와 같은 변속감을 제공하는 ‘가상 기어 변속 시스템(VGS)’이 작동하면서 마치 수동변속기 차량처럼 기어가 바뀌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그마만의 주행 감성을 담은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e-ASD+)’은 전기차임에도 스포츠카 특유의 사운드를 구현해 운전 재미가 배가됐습니다.
드래그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표진수 기자)
드래그레이스를 마친 뒤 인스트럭터는 “일반 운전자도 안전 거리를 확보하고, 런치컨트롤만 제대로 활용하면 누구나 슈퍼카급 가속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공도주행에선 노멀모드로 전환해 운전하니 내연기관과 비슷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전기차의 강점인 정숙성이 뛰어나 주행 중 편안하게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회생제동을 오토모드로 전환하고 운전하니 브레이크 조작 없이도 일반 공도에선 전혀 불편함이 없었으며 승차감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그마에 내재된 질주 본능은 감출 수 없어서, 액셀 페달을 살짝 밟았는데도 시속 100km가 훅 넘어갔습니다. 일반 도로에서 이 정도 출력은 조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고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과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했습니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주행 모습. (사진=제네시스)
고속 주행에서도 차체가 노면과 붙어서 달린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기존 GV60보다 완성도가 높은 서스펜션 지오메트리가 적용됐으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과 코너링 시 차량이 기울어지는 것을 빠르게 감지하고 감쇠력을 즉각 제어하는 EoT(End-of-Travel) 제어 시스템을 탑재해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습니다.
정숙성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어 트림 및 플로어 흡차음재 강화, 도어 실링 구조 보강, 운전석 도어 글래스 차음 필름 두께 증대 등을 통해 고속 주행 시에도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노면으로부터 차량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을 제어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 로드(ANC-R)’도 효과적이었습니다.
9657만원이라는 가격은 속도감을 좋아하는 일반인이라면 충분히 노려볼법한 가격대입니다. 84kWh의 4세대 배터리가 탑재돼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346km, 복합 전비는 3.7km/kWh입니다. 고성능 모델임을 감안하면 일상에서도 충분히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화성=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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