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히 계엄군이나 경찰을 투입했다고 국회를 무력화한 건 아니지 않느냐.” 2025년 12월8일 장영수 명예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가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한 말이다. 12·3 사태 당시 의원들은 경찰에 의해 국회 진입을 봉쇄당했고, 진입 이후에는 군인들의 침투에 시달렸다. 이게 국회 무력화가 아니라면, 현장에서 곧바로 붙잡힌 소매치기는 절도범이 아니다.
2025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직전에도 여러 법학자가 왜곡 선동으로 국민의힘 등 정치권을 학습시켰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내란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 “이미 한 차례 부결된 탄핵소추안을 다시 회기를 바꾸어 재의결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최희수 강원대 법전원 교수) “(국회의 내란죄 철회는) 탄핵소추안과 동일성이 없기에 각하하는 것이 맞다.”(차진아 고려대 법전원 교수)
법학자가 아니라 법학도가 말했다 해도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의 내란을 대비하고 있다. 의회의 일사부재의 원칙은 동일 회기에만 적용된다. 탄핵소추에서 동일 사실을 두고 적용법조만 철회하는 건 탄핵소추의 변경에도 미달하는 행위로 국회 재량이다. 몰라서 저런 말을 했을까. 해도 되니까 한 것이 아닐까. 저들 누구도 스스로 퇴직하거나 공식 사죄하지 않은 것 역시, 그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기반한 것은 뭘 해도 듣고 옮기고 감싸주는 정치 세력이다. 고로 이것은 근본적으로 학계 문제가 아닌 정치 문제다.
법리나 사건에 관한 왜곡 선동은 더불어민주당 쪽 주특기이기도 하다.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정경심씨가 증거를 은닉하자 고려대 법전원 김기창 교수는 “강력한 자기방어 차원에서 하드디스크를 복제해 놨을 것”이라 했고, 민주당 지지층은 “증거인멸이 아닌 증거보전”이라 퍼뜨렸다. 증거 복제는 압수수색에 응하면서도 가능하다. 이후 수년간 이어진 민주당의 법 왜곡에서 대표작은 단연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관련한 것이다. “단 한 푼도 받은 게 없다.” 혐의를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횡령이나 직접 뇌물 수수로 기소된 줄 알겠다. 이 대통령의 혐의인 배임과 제3자 뇌물은 직접적 금품 수수가 없어도 처벌받는 범죄(혐의)다.
민주당의 왜곡 선동은 재판 결과가 나오면 더 심각해진다. 지귀연 재판부의 선고가 마음에 안 든다고 ‘조희대 사법부’를 공격한다. 법원동일체설? 그럼 ‘송영길 무죄’, ‘박지원 무죄’도 조희대 사법부의 작품인가. 또 자신들 관련 재판에선 1심 무죄면 무죄가 확정돼야 한다고 우기면서(이를 김건희씨에게 적용하면 주가조작 혐의는 무죄가 확정된다), 유죄 선고를 받으면 인정하지 않는다. 불법 정치자금으로 1·2심 유죄를 선고받은 김용씨는 민주당의 환대 속에 북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하기야 민주당의 법정에서 김경수, 조국 등은 모두 무죄였다.
민주당은 검사와 판사의 법 왜곡을 처벌하겠다며 입법을 강행했다. 검사와 판사의 잘못은 법정에서 바로잡힐 수 있고 고문, 사건 날조, 허위공문서 작성 등은 법 왜곡죄가 없어도 처벌된다. 더 악한 것은 정치인의 왜곡 선동이다. 지지층에서는 진실로 통용되고, 정치인은 오히려 입지를 다진다. 그나마 정치인의 거짓말을 잡아내는 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여기엔 윤석열씨와 이재명 대통령이 모두 걸려 있다.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400억원 안팎의 선거보조금을 토해내야 한다. 허위사실공표죄는 거대 쌍당의 합의로 없어지려나?
김수민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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