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노루홀딩스(000320) 정기 주주총회가 다가오면서 2대 주주인
KCC(002380)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본격 지분을 확보한 KCC가 이번 주총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노루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는 20일 열립니다. KCC는 지난해 도료 사업 경쟁사인 노루페인트의 지주사인 노루홀딩스 지분을 9.9%까지 매입해 2대 주주에 올랐습니다. 동종 업계 지분을 대량 취득한 것은 도료 업계에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9일 도료업계에 따르면 KCC의 노루홀딩스 주총 참여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노루홀딩스는 지난 5일 주총 소집 공고를 공시한 이후 KCC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노루홀딩스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고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KCC 내부에서도 노루홀딩스 주총 관련한 신호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노루홀딩스 주총을 앞두고 KCC가 세 가지 시나리오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선 9.9%의 지분을 활용해 배당 확대 요구나 이사회 구성 변경 등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총에서 아무런 행동 없이 조용히 넘어갈 경우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한 중장기 영향력 확대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KCC 오너 일가는 그동안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잘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패턴을 유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KCC 측의 공식 의견대로 재무적 투자 유지 목적에만 치중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KCC 측은 현재까지 노루홀딩스 지분 매입에 대해 일반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가 삼성물산·HD한국조선해양 등 범현대가 중심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사 지분 취득은 분명 이례적이지만 경영 참여 의도 없는 장기투자일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다만, KCC 내부 사정이 더욱 긴박한 상황입니다. KCC는 현재 자사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주주들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쟁점은 삼성물산 지분 처리와 자사주 소각 문제입니다. 상법 개정으로 일정 기한 내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된 상황에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아야 합니다. 행동주의 주주 측은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해 이자 부담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라는 요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사 주총에서도 복잡한 현안을 안고 있는 KCC가 노루홀딩스 주총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주가 KCC의 속내를 알 수 있는 사실상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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