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강도 정기검사 예고…비상 걸린 금융사
2026-03-10 15:44:58 2026-03-10 15:57:10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고강도 정기검사를 예고한 가운데 수검 대상에 오른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정기검사에서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대통령의 금융사 지배구조 지적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등으로 이러한 변화는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금융권에서는 과거 종합검사에 준하는 '먼지털이식' 검사가 이뤄질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보호·지배구조 중점 점검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은행 정기검사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지배구조 운영 실태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정기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검사반'을 별도로 구성해 운영하겠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통상적으로 금감원은 여신과 내부통제, 정보기술(IT) 전산과 함께 경영 실태 전반을 살피는 총괄 조직 등 3~5개 검사반을 꾸려 나갑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소비자 보호만 들여다보는 검사반을 따로 편성하겠다는 것입니다. 고위험상품 판매 규모, 과도한 판촉, 민원·분쟁 사례 등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판매 단계의 적정성 등 점검한다는 방침입니다.
 
지배구조 분야에 대한 검사도 강화됩니다. 금감원은 올해 정기검사에서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의 공정성, 이사회 독립성, 회장 승계 절차, 성과보수 체계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이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이사회가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정기검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지주들도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입니다. 금감원은 2~3년 주기로 정기검사를 진행하는데 지난해에는 신한금융지주(신한은행),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 등이 대상이었습니다. 올해는 KB금융지주(KB국민은행)와 JB금융지주(175330)(전북은행), 케이뱅크 등이 검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기검사 타깃이 된 KB국민은행이 긴장하는 것은 홍콩ELS 판매 규모가 가장 많았기 때문입니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곳의 판매 규모는 총 16조3000억원 수준인데 KB국민은행이 8조1972억원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습니다. 금감원이 지속적으로 홍콩ELS 사태를 사례로 들면서 고위험·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절차, 내부통제 적정성 등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2026년 은행부문 금융감독 업무 설명회'를 개최했다. 금감원은 올해 은행 정기검사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지배구조 운영 실태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을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먼지털이식 검사 압박 우려"
 
KB금융(105560)의 경우 회장 승계 이슈가 맞물려 있어 검사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입니다. KB금융은 오는 11월 양종희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금감원 정기검사가 양 회장의 연임에 어떤 변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금감원이 회장 승계 절차와 이사회 운영 등을 검사 항목으로 제시한 만큼 지배구조 전반이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JB금융 역시 지배구조 이슈가 검사 과정에서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백종일 전 행장이 고금리 이자장사 논란 속에 연임을 포기한 뒤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를 후임으로 선임했다. 그런데 선임 과정에서 박 행장이 JB우리캐피탈 대표 재직 시절 ‘김건희 집사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특검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잡음이 있었습니다. 금감원이 지배구조 관련 점검 과정에서 관련 사안을 들여다볼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검사 계획이 사실상 종합검사 수준의 강도 높은 점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종합검사는 금융사의 경영 전반을 포괄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금융권의 부담이 큰 검사로 꼽혀왔습니다. 최근에는 정기검사와 테마검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번 검사 계획을 두고 현장에서는 종합검사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금융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적용 기간 등을 고려해 이르면 올 하반기 이행 상황 등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당국은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최고경영자(CEO) 연임 및 3연임 때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차등적으로 도입하는 방안, 사외이사 3년 단임제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미 금융지주 지배구조 관련 특별점검 등이 진행된 상황에서 정기검사까지 이어지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관련 점검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기검사 강도까지 높아지면 현장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며 "검사 범위가 넓어질 경우 사실상 종합검사 수준의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정기검사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중점을 두는 검사 분야가 부각될 뿐 검사 범위와 강도가 특별히 강해진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정기검사 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수검 대상에 오른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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