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세금폭탄 현실로…반포·압구정 "집 내놓거나 증여"
2026-03-18 17:39:02 2026-03-18 18:05:56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세금 폭탄이 현실로 다가온 서울 서초구 반포와 강남구 압구정 일대 집주인들은 주택 처분 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수십억 원 나가는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이 '보유세 1000만원 추가'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기보다는 그동안의 규제와 정부의 세부담 인상 시사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1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근처 부동산 중개업소들 도처에는 '급매' 표시가 붙어 있었습니다. '초초급매'나 '급급매'처럼 수식어가 덧붙기도 했습니다. 개중에는 게시된 원베일리 물건 5개 중 4개가 급매인 사례까지 있었습니다. 
 
1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 근처 부동산 중개업소 게시물. (사진=뉴스토마토)
 
반포동 소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보통 다주택자들이 급매물을 내놓는다"며 "급매물은 보통 매물보다 가격이 7~10% 정도 내려간다. 70억원 하던 게 60억대 초반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호가가 65억원 정도였던 물건이 60억원 초반으로 낮아지기도 한다"며 "그런데 매수자는 50억 후반이나 중후반대 가격을 원한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급매물들이 나오는 이유는 그동안의 정부 규제와 세부담 인상 시사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관련해 이날 한 중개업소에는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하는 듯한 게시물도 보였습니다. '다주택자 페널티'라는 제목의 설명문에는 다주택자가 취득·보유·양도·대출 등에서 겪는 불이익이 적혔습니다. 이 중에서 '보유'에는 종합부동산세 세율 중과 등이 있었습니다.
 
1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 근처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다주택자 페널티' 게시물. (사진=뉴스토마토)
 
집주인들 중에는 지난 17일 국토교통부의 보유세 인상 발표와 동일한 날에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찾는 등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C 중개업소 관계자는 "보유세가 너무 올라가다 보니 어제(지난 17일) 1주택자인 어르신 3명이 찾아왔다"며 "시장 파악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동안의 급매 물량 누적과 매물 가격 하락 움직임은 압구정동 신현대 9차에서도 감지됐습니다. 인근 D 중개업소 관계자는 "상속 받아서 어쩔 수 없이 다주택자가 된 분들이 문의를 해 온다. 지난 17일 보유세 발표 이후 오는 연락도 그동안의 규제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보인다"며 "예를 들어서 로얄층 35평대를 갖는 집주인의 경우, 보유세가 거론되기 전에는 68억원 이야기하다가 한 3억원 낮춰서 65억원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대형 평수보다는 35평형에서 호가가 떨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습니다.
 
E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70억원에서 65억원으로 호가 떨어진 물건이 있다"며 "1층 매물이 65억원에서 63억원으로 하락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F 중개업소 관계자도 "매수자는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인데 은행 대출이 막혀 있는 상황"이라며 "예를 들어 100명이 매수를 희망하다가 (대출 제한으로 인해) 한 서너명으로 줄어들면 거래가 안 되서 물건이 쌓이고, 그러면서 집값이 내려간다"고 했습니다.
 
18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차 아파트. (사진=뉴스토마토)
 
일각에서는 국토부 발표 전후로 증여를 고려하는 움직임도 감지됩니다. 다만 증여세의 액수 자체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매매 매물을 내놓으려는 문의보다 즉각성은 떨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원베일리 근처 B 중개업소 관계자는 '증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느냐'는 질의에 "어떤 집주인은 처음에 집을 매매하려고 했다가 '어차피 물려줄 집이라 증여하기로 했으니 물건 내려라'고 한 적 있다"며 "20억원을 내고 증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집주인 중에는, 예를 들어 기존에 34평에 거주하다가 양도세를 내게 되면 24평으로 옮겨야 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런 사람이 증여 대신에 매매 물건을 내놓기는 쉽지 않은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C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자식들에게 아직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증여 문의를 하는 어르신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원베일리 근처 G 중개업소 관계자도 "꼭 지난 17일 발표 때문이 아니어도 실제로 증여하는 분들도 있다"며 "앞으로도 증여하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1세대 1주택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보유세가 1829만원에서 오는 2026년 2855만원으로 1026만원 올랐습니다. 압구정동 신현대 9차의 경우 111㎡ 기준으로 1858만원에서 2919만원으로 1061만원 인상됐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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