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LG그룹이 그룹 차원의 이사회 재편과 인공지능 전환(AX) 속도전 등을 천명하며 진용 정비에 나섰습니다. 주력사업의 업황 둔화와 관세·중동 사태 등 대외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투명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확립하고 그룹 전체 AX 체질 개선 등을 통해 그룹 안팎의 불확실성을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의 의지가 선언적 행보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성과가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올해가 혁신의 전환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사장단 회의에서 발언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27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전날 지주사인 ㈜LG를 비롯한 그룹 전체 상장사 11곳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개편을 마쳤습니다. 투명한 이사회 중심의 경영 확립을 목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8년 만에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실행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LG그룹은 AX 속도전에도 나섭니다.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AX를 미래 경쟁력의 본질로 규정하고 계획보다는 속도 중심으로 그룹 전반 사업 방향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구 회장은 25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한 회의에서 “AX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로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필요하다”면서 “사업의 임팩트가 있는 곳에서 작은 것이라도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축적하고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AX는 조직만의 과제가 아닌, CEO와 사업책임자가 직접 방향을 잡고 이끌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AX 전략에 대한 ‘빠른 실행’을 거듭 강조한 배경으로 안팎의 위기에 따른 ‘절박함’을 꼽고 있습니다. 전자와 화학 등 주력 사업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는 데다, 관세, 중동 사태 등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 등 위기를 극복할 카드가 절실한 까닭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AX는 사실상 아직 수익 창출이 잘 안되는 상황인데, LG가 실행력을 강조한 것은 생존의 위기에서 나오는 절박함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LG가 AX를 통한 수익 확보 등 모멘텀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LG그룹이 그룹 혁신을 위한 이사회 개편과 AX 속도전에 나섰지만, 단순 선언적 행보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실적 등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질적으로 AX 도입이나 선진화된 이사회 개편 등은 이미 많은 기업이 비슷하게 실행하고 있는 만큼, LG그룹의 본질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확실한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AX 속도전에 따른 실적 변화가 나타날 올해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이사회 개편과 AX의 빠른 실행이 선언적 행보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면서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시적인 성과나 투자 등이 필요한 상황으로 올해가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AX 도입과 이사회 재편 모두 결국은 사업 성과를 내기 위한 구 회장의 의사결정”이라면서 “LG그룹이 지금 성과와 실적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해서 올해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