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급매 다 팔렸다"…매도·매수 '눈치싸움'
강남·강북 모두 저가 매물 소진…관망 국면 전환
2026-04-02 16:13:45 2026-04-02 16:19:43
[뉴스토마토 홍연·이수정 기자] “급매는 지난달에 거의 다 빠졌어요. 지금은 남아 있는 물건 자체가 많지 않아요. 가격 더 떨어질 거 기다리다가는 아예 못 살 거예요.” (서울 강남구 도곡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지난달 7억~8억원대 매물 나오자마자 다 나갔어요. 지금은 물건이 없어서 거래가 뜸한 거지, 수요가 없는 건 아니에요.”(서울 은평구 녹번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다주택자 규제 영향으로 쏟아졌던 매물들이 지난달 집중적으로 거래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은 현재 매수·매도 간 눈치 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급매로 분류되던 괜찮은 물건은 이미 거래됐고, 지금은 가격을 크게 낮추지 않은 매물만 남아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특히 거래가 끊긴 것이 아니라 ‘살 만한 물건’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강남권에서는 지난 한 달 사이 급매물이 잇따라 거래되며 저가 매물이 대부분 소진됐습니다.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34평형은 최근 54억원대 급매가 거래된 이후 현재는 56억~57억원대 매물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베일리 34평 기준으로 53억~54억원대에서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싼 매물은 거의 사라졌다”며 “지금은 56억원 이상이 기본이고 일부 매물만 협상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리모델링을 하거나 층이 좋은 물건은 59억5000만원까지 올라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강 조망 여부, 층, 내부 상태에 따라 수억 원씩 차이가 나며, 선호도가 낮은 물건만 제한적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상황입니다. 좋은 물건은 이미 거래가 이뤄졌고, 지금은 남은 물건을 두고 서로 이야기가 오가는 단계라는 설명입니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는 급매 소진 이후 시장이 한층 더 경직된 모습입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대8차 35평형 저층이 52억원까지 나와 있지만 전세가 끼어 있고 내후년 봄쯤 돼야 실입주가 가능하다”며 “이처럼 세가 끼거나 특별한 조건이 붙은 물건이 아니면 가격을 크게 낮춘 매물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온라인에 보이는 일부 저가 매물은 실제 매물이 아니라 부동산에서 문의가 오면 그 가격까지 맞춰보겠다는 식으로 올리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사진=홍연 기자)
 
도곡동 역시 급매 소진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도곡렉슬 33평형 기준 35억원대 급매 두 건이 먼저 거래된 뒤, 이후 36억~37억원대에서 거래가 이어지며 가격대가 재정렬됐습니다. 최근 2주 사이 다주택자 매물 8건이 거래되면서 현재는 남은 물건이 많지 않다는 전언입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를 기다리던 수요가 먼저 움직이면서 저가 매물은 대부분 소화됐다”며 “지금은 매도자는 가격을 지키려 하고 매수자는 추가 조정을 기다리면서 관망하는 흐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강남은 전세가 자체가 높고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가 많아 어제 발표한 다주택자 주담대 만기 연장 불허 영향도 당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북권도 지난달 거래 집중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서울 내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꼽히는 은평구 녹번동과 노원구 상계동에서는 실수요가 빠르게 유입되며 저가 매물이 대부분 소진됐습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59㎡ 기준 7억~8억원대 매물이 나오자 신혼부부들이 바로 매수하면서 지금은 소형 평형이 거의 남지 않았다”며 “현재는 가격 대비 컨디션이 떨어지는 물건만 일부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2일 오후 서울 은평구 녹번동 소재 공인중개업소 게시판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현장에서는 거래가 줄어든 이유를 ‘수요 감소’보다는 ‘매물 감소’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또 다른 녹번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는 나오면 바로 계약되는 상황이고, 매매도 괜찮은 물건은 금방 빠진다”며 “지금은 거래할 만한 물건 자체가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 않으면 매수자들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노원구 상계동 역시 비슷한 흐름입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급하게 팔려던 물건은 지난달에 대부분 거래됐고 지금은 시세에 맞는 매물만 남아 있다”며 “거래 속도는 다소 느려졌지만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세가격이 높다 보니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서울 부동산 시장은 지난달 급매 거래가 집중된 이후 ‘매물 소진 이후 관망’ 국면으로 전환된 모습입니다. 현재는 추가 매물 출회를 지켜보는 가운데 제한된 물량 안에서 거래가 간헐적으로 이뤄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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