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우려에…5차 석유 최고가격제 '동결'
유가 불안 여전…정부, 민생 부담 고려해 가격 상한 유지
누적 손실·재정 부담↑…석유 최고가격제 장기화 시험대
2026-05-07 19:01:00 2026-05-07 19:01:00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석유 최고가격제 5차 조치가 지난 3·4차에 이어 3연속 동결됐습니다. 정부는 석유 가격 상한제 시행에도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점 등을 고려해 민생 안정 차원에서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물가 부담 고려한 '3연속 동결'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상황 및 석유최고가격 5차 지정 통합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오는 8일 0시부터 2주간 정유사 공급가격은 리터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유지됩니다.
 
정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불확실성을 동결 배경으로 제시했습니다. 국제유가 지표인 브렌트유 6월물 선물 가격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배럴당 118달러까지 치솟은 뒤 최근까지 1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 종가 역시 10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다 지난 6월(현지시간) 배럴당 9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문 차관은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 충격에서 민생을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어제 미·이란 간 종전 가능성이 부각되며 (국제유가가) 하락했으나 유가 불안정성은 아직 잠재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분을 공급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누적 인상 요인이 남아 있음에도 물가 부담을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누적 인상액을 △휘발유 약 200원 △경유 약 400원 △등유 약 600원 수준으로 추산했습니다. 문 차관은 "올해 초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던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3월 2.2% 4월 2.6%로 커지고 있으며, 석유류 제품이 22%나 상승하며 물가 상승 주도하는 상황"이라며 "2024년 7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유가 상승이 물류비와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화물차 운전자, 택배기사, 농·어업인 등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준다는 점을 각별히 고려했다"며 "이렇듯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최고가격제 취지에 맞게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번 석유 최고가격 동결을 결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유사 손실·재정 부담 확대…물가 안정 효과는 ↓
 
다만 최고가격제 장기화로 정유업계와 정부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4대 정유사는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누적 손실이 약 3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손실 보전에 활용할 수 있는 예비비 규모가 약 4조2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만큼, 제도가 장기화할수록 재정 부담 역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에 정부는 원가 기준으로 손실액을 산정하면 실제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문 차관은 "정유사가 (원가 기준이 아닌) 싱가포르 현물시장 항공유 평균 가격(MOPS) 기준으로 손실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면, (주장한 손실액 3조도) MOPS 기준이었을 것"이라며 "5월 중으로 최고가격 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나면 정유사하고 산정위원회하고 계속 접촉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 효과도 점차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석유 최고가격제가 장기화할 경우 정부 지출이 늘어나고 정유사 피해가 누적된다"며 "석유 가격이 오르면 관련된 제품이 다 오르기 때문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장기적으로 끌고 가긴 쉽지 않고, 실질적으로 물가 제어하는 효과는 반감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타 국가와 비교해 소비자물가가 약 1%포인트 차이가 나는 것은 상당한 차이다"면서도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도 시행하고 추경을 편성해 지원금을 제공한 영향도 있지만, 수요가 위축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최고가격제 종료 시점을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방침입니다. 문 차관은 "종전이 돼도 석유 가격이 상당 기간 동안 안 내려갈 수 있다는 부분은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며 "가격 요인 부분에서 몇달러대까지 떨어져야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어느 정도 선에서 밴드를 갖고 움직일 수 있으면, 시장이 적응하고 소비자들이 적응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중동상황 및 석유최고가격 5차 지정과 관련하여 출입기자단에게 브리핑을 한 후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산업통상부)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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