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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28일 18:5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으로 국내 기업의 경영 환경에도 변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사용자성 인정 범위 등을 둘러싸고 법원이 기업별로 엇갈린 판단을 내놓으면서 현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해관계는 한층 복잡해지고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분쟁 대응과 노사관계 관리에 드는 비용 역시 기업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의 이익 확대와 근로자 권리 보장이 맞서는 지점에서 갈등 관리에 실패한 기업은 생산성 저하까지 감수해야 할 수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의 변화와 쟁점을 점검하고, 달라진 경영 환경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산업 내 하도급 구조가 노란봉투법상 노동쟁의 확산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후장대 등 하도급 체제가 널리 퍼진 산업에서 쟁의 확산에 따른 피해가 중점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노동쟁의 확산 가능성을 관리하는 것이 중후장대 제조업의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하청 근로자 직고용 사례가 향후 노동 쟁의 확산 가능성을 완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타워크레인 노조 파업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연합뉴스)
산업별 노봉법 여파 온도차
28일 업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에 대해 각 산업별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하도급 구조가 고착화된 철강, 조선 등 중후장대 산업 등은 노동 쟁의 확산 가능성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반면, 금융 등 비교적 하도급 노동의 영향력이 적은 산업에서는 노란봉투법에 따른 노동 쟁의 확산 여파가 비교적 적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온도차의 원인은 각 산업별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철강, 조선 등 중후장대산업은 여러 단계의 공정을 거쳐 제품이 생산되고, 고정비 액수가 큰 대규모 장치산업이며, 산업이 호황과 불황을 번갈아 맞는 특성이 있다.
중후장대 산업은 불황기에 직면할 경우 높은 고정비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소의 지난해 연간 감가상각비는 1600억~3000억원 수준이다. 그 외 임금 등 연간 인건비도 1조원 이상 지출된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자 중 하청 근로자 비율은 63%로 제조업 평균(17%)를 크게 웃돈다. 아울러 원청의 관리 범위를 벗어난 재하도급 등 복잡한 다층 구조도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다. 이러한 하도급 구조는 그간 불황기를 버티는 방법으로 활용돼 있다.
반면 은행 등 금융권은 대부분 사업을 자회사를 통해 직접 챙기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사업을 직접 운영하거나 자회사를 통한 구조라 하청 노조와의 교섭 빈도가 적다. 노란봉투법에 따른 우려가 제조업에 비해 비교적 적은 분위기다. 게임 및 IT업계도 핵심 정보 유출 방지 등을 이유로 주요 업무는 주로 원청 기업이 맡는 경우가 많다.
산업 특성상 중후장대 산업 내 노동쟁의가 확산된다면 발생할 손실 규모는 클 것으로 보인다. 철강산업은 24시간 가동되는 고로 가동이 중단될 경우 조 단위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다른 산업도 공정 차질이 고정비 부담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중후장대 제조업이 노동 쟁의 확산 가능성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소극적 노동 문제 대응
법 시행 후 중후장대 산업의 노동 문제 대응은 무대응 기조 혹은 소극적인 태도에 머무르고 있다.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법원이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릴 시 이를 수용하는 경우가 원청 기업의 입장이다.
노동위원회 등 정부기관이 원청 기업의 사용자성을 다수 사례에서 긍정하고 있다. 사용자성 긍정은 원청이 하청 노조와 교섭 등 대화에 응해야 함을 의미한다. 원청기업과 하청 노조 간 대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교섭 과정에서 원청기업이 하청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들어줄 필요는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다만, 연이은 사용자성 인정이 원청 기업의 입지 약화로 이어질 공산이 있다.
포스코의 하청 근로자 직고용 결정이 사용자성 인정 압박을 받는 원청기업의 입지를 반전시킬 계기가 될 지도 관심사다. 직고용 결정은 원청기업이 향후 발생 가능한 하청 노동 리스크를 흡수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향후 직접 고용을 두고 교섭이 오고갈 가능성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하청 노조의 주요 교섭 안건에도 직접 고용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건설 등 일부 산업에서는 직접 고용 문제를 향후 하청 노조와의 잠재적 교섭 의제로 간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청 기업은 사용자성 인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부담과 직접 고용에 따른 고정비용 지출 확대 부담 사이에서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중후장대 산업 내 하청 근로자 수가 많아 전반적으로 노란봉투법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 내 하청 근로자 종사자 수에 따라 법 시행에 따른 분위기 변화는 제각각 다를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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