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두 기업 오픈AI가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추고 안전장치를 보강하는가 하면, 최고급 모델의 이용 가격까지 낮추는 등 숨고르기에 돌입한 모습입니다. 세계 AI 모델 간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가운데, 시장경쟁의 축이 성능뿐 아니라 가격과 안전성으로 넓어지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됩니다.
24일 AI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21일(현지시간) GPT-5.6의 최고급 모델인 '솔(Sol)'의 개발자용 가격을 3개월간 인하키로 했습니다. 오픈AI API에서 100만 토큰당 입력 비용은 기존 5달러에서 4달러로, 출력 비용은 30달러에서 20달러로 내려갑니다.
또한 오픈AI는 에이전트형 AI 제품인 워크와 코딩 도구 코덱스의 크레딧을 사용하는 플랜에도 새로운 가격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입니다. 지난달 말 중간급 모델 '테라(Terra)'의 가격을 20% 낮춘 데 이어 저가형 모델 '루나(Luna)'도 80% 인하했습니다. 다만 프로와 플러스, 비즈니스 등 일반 이용자 대상 구독료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아울러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비용을 더 투입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픈AI는 최근 배포를 준비 중인 최신 모델의 강화 학습을 2주 동안 멈추고 안전장치와 모델 정합성을 점검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이 기간 소규모 훈련과 보안 레드팀 테스트를 진행하는 한편 격리 환경과 망 분리 체계를 강화했습니다. 이 같은 감시 체계를 운용하는 데 전체 추론 연상 용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추가 자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성능 모델로 갈수록 개발뿐 아니라 모델의 행동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연산과 비용 부담까지 함께 커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오픈AI가 최고급 모델의 가격을 낮춘 배경에는 급변하는 경쟁 환경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민석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는 "중국 업체가 강하게 추격하고 오픈웨이트 모델의 성능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당분간 경쟁을 위해서는 가격을 내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픈AI의 가격 인하는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한 AI 산업의 특성상 일종의 '치킨 게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파운데이션 모델은 데이터 확보와 학습 등에 막대한 고정비가 들어가는 반면, 이용자가 추가될 때 드는 가변비용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선두 사업자가 가격을 낮춰 후발 주자의 시장 진입과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격경쟁 배경에는 기업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자리합니다. 경쟁사 앤트로픽은 올해 기업의 클로드 도입을 지원하는 파트너 네트워크에 1억달러를 투입하고, PwC·TCS·코그니전트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는 등 B2B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오픈AI 역시 개발자와 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API와 챗GPT 워크·코덱스의 비용을 낮추면서 이용 저변 확대에 나선 모습입니다. 전 교수는 "기업이 자체 AI를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과 비교해 상용 모델 가격이 낮아지면, 기업 고객 유입을 확대할 수 있다"며 "품질은 유지하되 가격을 낮춰 저변을 넓히고, 사용자뿐 아니라 기업 부문도 확대하려는 의도가 들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오픈AI는 지난 21일(현지시간) GPT-5.6의 최고급 모델인 '솔'의 개발자용 가격을 3개월 동안 인하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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