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데스크칼럼)김병주의 빈자리, 남겨진 책임
김병주 국감 불출석…경영권 행사 책임론 재점화
금감원 내부통제 넘어 투자·회수 과정도 살펴야
2026-10-14 10:00:15 ㅣ 2026-10-14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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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개별 투자기업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과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불출석 사유로 들었다. 국회는 오는 23일 종합감사에 다시 출석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하고 있다.(사진=연합)
 
김 회장의 자리는 비었지만 질문은 남았다. 사모펀드는 인수한 기업의 경영에 어디까지 관여하고, 그 결과에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금융감독원은 국감 기간인 지난 12일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운용사 약 30곳의 내부통제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마련한 표준내부통제기준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후속 조치다. 준법감시인의 독립성, 정보교류 관리, 이해상충 평가 등 5개 분야에서 규정과 실제 운영 실태를 살피고, 일부 운용사에는 현장점검도 병행한다.
 
규정의 형식보다 실제 작동 여부를 보겠다는 취지는 타당하다. 다만 운용사의 준법감시 체계를 점검하는 것과 투자기업의 경영 판단에 어떤 위험이 따르는지 살피는 것은 다른 문제다.
 
사모펀드에는 출자자와 운용사, 투자기업의 주주와 채권자, 임직원 등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주체들이 얽혀 있다. 차입 확대나 배당, 자산 매각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당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투자금 회수에 유리한 결정이 투자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해치거나 채권자에게 부담을 떠넘길 수도 있다. 같은 결정이라도 누군가는 이익을 얻고 누군가는 위험을 떠안는다. 의사결정의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까지 살펴야 하는 이유다.
 
기업이 부실해졌다는 사실만으로 운용사의 위법행위를 단정할 수는 없다. 투자 실패와 내부통제 의무 위반은 엄연히 구별해야 한다. 그 구별을 위해서라도 누가 어떤 근거로 주요 결정을 내렸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위도 감독체계의 한계를 인정했다. 지난해 12월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개별 펀드의 운용현황은 보고받지만, 운용사(GP) 단위의 보고의무가 없어 한 운용사가 맡은 전체 펀드의 위험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도 이해상충 관리에 한정돼 있었다. 금융위는 운용사 단위 보고와 투자기업의 주요 경영정보 제출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견제는 감독당국만의 몫이 아니다. 자금을 맡긴 기관투자자(LP) 역시 운용사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받고 투자와 회수 과정의 위험을 따져야 한다. 자금을 맡기는 일과 감시의 책임을 내려놓는 일은 다르다. 금융위가 LP에 대한 정보제공을 늘리고 위탁운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국감에서는 금감원의 점검 계획을 확인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금융위가 내놓은 개선방안이 어디까지 추진됐는지, 당국이 운용사와 투자기업의 주요 결정을 확인하는 데 어떤 제약이 있는지 물어야 한다. 모든 경영 판단에 개입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책임 여부를 따져볼 최소한의 기록과 감독 수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사모펀드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규제를 강화하는 게 아니다. 견제 장치 작동 여부와,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관건이다. 투자 실패까지 처벌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영권을 행사했다면 그에 따른 책임도 따져볼 수 있어야 한다. 권한을 행사한 과정은 가려진 채 결과에 대한 책임만 공백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유창선 금융투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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