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입시 관문의 독과점)①대학엔 96억, 접수는 먹통…양강의 민낯
투자 부담·낮은 수익성에 진입 막혀…2009년부터 복점 고착
대학에 96억 이익 제공…접수 장애로 공공 운영론 재점화
2026-10-19 07:00:00 ㅣ 2026-10-19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15일 15: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대학 입시는 수험생의 진로를 가르는 국가적 관문이지만, 그 출발점인 원서접수 시장은 두 민간기업이 양분하고 있다.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는 높은 진입장벽을 바탕으로 복점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대학과의 계약을 둘러싼 경제적 이익 제공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데 이어 올해는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까지 발생하면서 시장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IB토마토>는 두 기업이 시장을 양분하게 된 과정과 각 사의 재무상황을 살펴보고, 정부 개입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 및 가능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대학 원서접수 시장은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 중심 복점 체제다. 정부는 과거 시장 공공 통합을 추진했지만 법적 분쟁 끝에 해당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수익성 한계와 높은 진입장벽이 경쟁자의 등장을 가로막는 사이, 지난해부터는 대학 계약을 둘러싼 부당한 경제적 이익 제공과 시스템 장애까지 불거졌다. 수험생의 지원 기회와 직결되는 공공성 높은 서비스를 소수 민간기업에 맡기는 현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윤석 유웨이어플라이 대표가 지난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한국학중앙연구원 등)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BS 철수 후 유웨이·진학 양강 체제…정부 통합 시도도 무산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학 원서접수 시장은 1990년대 말 인터넷 원서접수가 확산하면서 형성됐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원서접수 업무가 비용과 효율성 문제로 민간 대행업체에 넘어가면서 여러 업체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해당 시장은 2007년 EBS가 사업에서 철수한 뒤 시장은 유웨이어플라이(유웨이)와 진학어플라이(진학) 중심으로 재편됐고, 2009년 이후 두 회사 중심의 과점 체제가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한계와 높은 초기 투자 부담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제약한 요인으로 꼽는다. 원서접수 사업은 입시철에 수요가 집중되는 반면 시스템 구축·유지와 보안 관리, 장애 대응 등에 지속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학령인구 감소로 시장 성장성마저 제한되면서 후발 사업자가 진입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2007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EBS는 2006년 6월 인터넷 대입 원서접수 대행 서비스인 'EBS어플라이'를 개설했지만,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2007년 2월 사업을 중단했다. 당시 EBS는 비용 총 67억 8000만원을 투입했으나, 사업 수익은 1억 2279만원에 그쳤다. 투자액 대비 수익이 약 2%에 불과했다.
 
두 회사(유웨이·진학) 역시 원서접수 외에 진학정보 제공과 광고 대행 등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원서접수 만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기업은 2010년 전후로 원서접수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각각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를 운영하는 체계를 갖췄다. 이후 대학이 대행업체와 계약하고 수험생은 대학이 이용하는 사이트를 통해 지원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다만 대학마다 원서 양식과 접수 방식이 달라 수험생이 여러 대학에 지원할 때 같은 정보를 반복 입력해야 했고, 대학 또한 접수와 전형 업무를 별도 처리해야 했다. 정부는 2013년 원서접수 체계의 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공통원서를 도입해 수험생의 편의를 높이고 대학의 행정 부담을 줄이려 했다.
 
유웨이와 진학은 정부의 대입 공통원서접수 시스템 구축에 반발해 2013년 법원에 '대입전형 종합지원 시스템 구축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2010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과 맺은 계약상 사전 협의 의무를 정부가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업체들과 사전 협의를 거치기 전까지 시스템 구축 절차를 중단하도록 결정했다.
 
이듬해 교육부와 대교협은 공통원서 소프트웨어는 공공영역에서 마련하되 실제 접수 업무는 민간 업체가 맡는 방식의 협업 체계를 추진했다. 공공 주도의 통합 시도가 기존 사업자와의 분쟁을 거쳐 민간 운영을 유지하는 절충안으로 이어진 셈이다.
 
 
대학에 경제적 이익 제공부터 원서접수 장애까지…다시 불거진 공공성 논란
 
정부도 개입하지 못했던 두 회사 중심의 시장 구조는 최근 공정위 제재와 시스템 장애를 계기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공정위는 2025년 5월 유웨이어플라이와 진학어플라이가 원서접수 대행 계약을 체결·유지하는 과정에서 대학에 학교발전기금과 후원금, 물품 등을 제공한 행위를 부당고객유인행위로 판단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유웨이는 2013년 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93개 대학에 약 49억원, 진학은 2013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78개 대학에 약 47억원 상당의 금전적 이익과 물품을 제공했다. 합계 약 96억원 규모다.
 
공정위는 원서접수 대행 시장에서 수수료와 시스템 보안성, 안정성, 장애 대응 능력 등 서비스 품질을 중심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에는 유웨이어플라이의 수시 원서접수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9월 11일 오후 5시50분께부터 약 30분간 오류가 이어지면서 일부 수험생이 원서 작성과 결제를 완료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장애 원인과 대응 과정을 조사하고 원서접수 체계 전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입 원서접수는 수험생의 지원 기회와 직결되는 공공성이 높은 서비스"라며 "국가적으로 중요하게 관리하는 시험과 달리, 원서접수를 민간업체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대교협이나 교육부 등 공공영역이 직접 운영하는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험생의 지원 기회가 시스템 장애로 제한돼서는 안 된다"며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공공영역에서 마련해야 한다"며 "과거에도 공공 주도의 전환 시도가 있었던 만큼 현재의 계약 관계와 운영 구조를 재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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