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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계속 내놓는데…히트작은 언제쯤?
자체 OS·앱 부재.."하드웨어만 치중" 지적도
2011-06-20 14:42:57 2011-06-20 18:54:02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옵티머스원-옵티머스시크-옵티머스2x-옵티머스블랙-옵티머스마하-옵티머스빅….
 
최근까지 LG전자(066570)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모델 목록이다.
 
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폰 시리즈가 갤럭시S와 갤럭시S2 등으로 한정된 데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모델 수이지만, 줄기차게 내놓은 스마트폰 중 아직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다는 게 LG전자의 고민거리다.
 
"화질은 삼성 갤럭시S2가 800만, LG 옵티머스빅이 500만화소이고요. 삼성 스마트폰이 더 얇고 화면이 밝습니다. 보통 사진찍는 거, 소프트웨어 관심 많으신 분들은 삼성 모델 찾으세요."
 
20일 삼성과 LG 스마트폰을 비교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LG유플러스(032640) 직원이 답변한 내용이다. LG(003550) 직영점이라 옵티머스 시리즈의 경우 기기값 50% 가량의 할인혜택을 받는 데도 고객들이 갤럭시 시리즈를 더 선호한단다.
 
통신업계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해 내놓는 평가도 갈린다. 두 기업 모두 애플의 아이폰 열풍에 늑장대응한 가운데, 삼성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국내시장을 선점하다보니 LG의 브랜드 가치가 상대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KT(030200) 관계자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는 하지만 삼성이 '바다(웨이브폰 1, 2)'라는 운영체제(OS)를 개발해 추진 중인 데 반해, LG는 자체 '앱(App)' 조차 미비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단말기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지만, 기기 만족도에 있어서도 LG가 삼성 스마트폰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내놨다.
 
이 관계자는 "(LG전자가) 안드로이드에서 옵티머스로 갈아탄 이후 많은 시리즈를 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가 안돼 있다는 게 LG폰을 바라보는 고객들의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경쟁사들이 부단하게 움직이는 것에 대응하기 바쁜 나머지,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단말기 출시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또 "앱스토어나 자체 OS에 있어 프리로드(선점)된 부분도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많이 밀리는 양상"이라며 "브랜드 이미지를 조기 구축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 LG전자는 여전히 단말기 개발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신 모델인 옵티머스빅은 듀얼코어가 아니라 시대에 뒤쳐지고, 종전 모델인 옵티머스마하의 경우 속도에 치우치는 등 모델별로 기능차이가 뚜렷한 편"이라며 "조만간 통합적인 기능을 갖춘 새로운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자체 OS 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삼성전자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삼성은 현재 해외시장 공략을 목표로 자체 개발한 OS '바다'를 통해 웨이브폰 1, 2를 출시, 보급형 시장의 활로를 확장하는 추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고, 현지 개발자를 통해 '소싱(Outsourcing : 외부조달)'해 애플처럼 오픈마켓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현지 고객들의 시선을 '바다폰'으로 이끌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미래 대비 차원에서 OS와 앱의 개발과 정착을 차례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LG전자가 이토록 단말기, 즉 하드웨어에만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출시작 중 히트제품이 나와줘야 하는데 아직은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해, 모델 다변화를 꾀하는 것 외에 달리 선택권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다는 게 LG전자의 가장 큰 약점"이라며 "인기제품이 1~2개 정도 나와야 이후 OS나 앱을 개발하는 등 안정권에 접어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로 시장에 어필하는 데 이미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LG에겐 아직 그럴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위원은 "전체 휴대폰 출하량 중 스마트폰의 비중이 30% 정도는 돼야 수익성이 뒷받침 될 수 있다"며 "삼성은 현재 약 30%를 구축한 상태이고, LG의 경우 연말까지 20~30% 비중으로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전자로서는 휴대폰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당분간은 신제품 개발에 매달릴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얘기다.
 
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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